오세훈 서울시장. [서울시 제공] |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오세훈 시장이 ‘규제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오 시장은 31일 2025년 신년사를 통해 “규제 권한의 절반을 덜어내겠다는 각오로 올해 본격적인 ‘규제와의 전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신년사 발표에 앞서 무안 제주항공 참사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오 시장은 “일거에 모든 사회 문제를 해결할 비책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현실의 벽을 무너뜨리고 출구를 마련하려면 각각의 사회 문제에 대한 ‘대증요법’도 필요하지만 사회·경제의 숨통을 틔우고 활력을 회복시킬 수 있는 근본적인 ‘원인요법’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제 개혁’을 넘어 ‘규제 철폐’를 본격적으로 시작해야 한다”며 “개인의 창의가 발현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 규제는 ‘최소한이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오 시장은 ‘시장의 자율’을 강조했다. 그는 ‘재건축 단지의 층고제한’을 예로 들며 “우리나라는 자유민주주의 국가”라며 “도시 미관과 환경에 악영향을 주지 않는다면, 재건축 단지가 스스로 결정할 권리를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최고층이든 층고든 규제 기관이 결정하는 것을 당연시하는 사고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회도 법안 숫자를 늘리는 것을 성과로 착각하지 말고 법안 늘리기 경쟁이라는 ‘잘못된 행진’을 멈춰야 한다”며 “역사적으로 규제를 줄여 번영한 사례는 많지만,규제를 늘려 성공한 국가는 없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미래를 준비하며 사과나무를 심었던 선각자들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1950년대, 이승만 대통령은 전쟁의 잿더미 속에서도 원자력이라는 사과나무를 심었다”며 “1970년대, 박정희 대통령은 오일쇼크 속에서도 조선, 자동차, 제철이라는 사과나무를 키웠다. 1980년대, 대(大)인플레이션 속에서도 반도체라는 사과나무를 심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우리가 그 바통을 이어받아 새로운 사과나무를 심어야 할 때”라며 “AI, 바이오, 로봇, 창조산업 등이 지금 심어야 할 사과나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인공지능(AI)는 PC와 모바일에 이어 테크의 중심이 될 것”이라며 “세계의 인재가 서울에 모여들고, 연구비가 충분히 투자될 수 있어야 한다. 서울시가 가진 권한에만 머무르지 않고 정부, 기업, 대학과 협력해 첨단기술 육성 모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마지막으로 “2025년, 우리는 더 큰 희망과 도전의 문턱에 서 있다”며 “우리는 지금 정치적 혼란, 대외 신인도의 위기, 경제적 불확실성과 같은 중대한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서울은 언제나 위기를 기회로 전환해온 도시”라며 “우리에게는 혁신과 도약의 DNA가 있다. 모든 위기를 극복해내고, 세계로부터 더욱 존경받는 서울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