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고환율로 물가 더 높아질 가능성 있다”

간신히 안정 되찾은 물가, 고환율로 다시 뛸 수도


1500원을 위협하는 고환율이 계속되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다시 높아질 수 있다는 경고가 한국은행에서 나왔다. [연합]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최근 안정을 되찾은 물가 상승률이 고환율로 인해 다시 뛸 수 있다는 경고가 한국은행에서 나왔다.

김웅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31일 주재한 ‘물가상황 점검회의’에서 “다음 달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최근 고환율 등으로 좀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실제로 3분기 1350원선이었던 원/달러 환율은 4분기 정치 리스크 영향으로 평균 1400원선까지 치솟았다. 금융위기 이후 15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올해 4분기 원/달러 환율(일일 종가 기준) 평균은 1398.75원을 기록했다.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1분기(1418.30원) 이후 최고 수준이다. 이 보다 더 높았을 때는 외환위기 때인 1998년 1분기(1596.88원) 정도다.

비상계엄과 연이어 터진 계엄 여파로 고환율이 지속되면서 일일 단위 충격으로 끝나지 않고 분기 단위 까지 영향을 미친 것이다.

특히 올해 마지막 주간거래 종가(1472.5원)는 연간 종가 기준으로 1997년(1695.0원) 이후 2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야간거래 종가(새벽 2시 기준)도 별다른 안정 없이 1472.3원으로 마감됐다. 고가는 1475.0원이었다.

다만 고환율로 인한 물가 상승세가 지속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김 부총재보는 “(다음 달) 이후로는 유가·농산물 가격의 기저효과, 낮은 수요 압력 등에 영향을 받아 당분간 2%를 밑도는 수준에서 안정 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물가 전망경로 상에는 환율 움직임, 소비심리 위축 영향, 공공요금 인상 시기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향후 물가 흐름을 주의 깊게 점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1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1.9%를 나타냈다. 여전히 물가 목표 수치인 2% 이내지만, 전월(1.5%)보다 0.4%포인트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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