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먼저 내릴게요”저축은행 담보대출 금리 선제적 인하 왜?

SBI저축은행 6개월새 3.17%p 내려
PF대출 취급 대신 가계대출 확대로
서민금융+건전성 관리 동시 추진


저축은행은 지난 하반기에 꾸준히 담보대출 금리를 인하해왔다. 사진은 지난 11월 한 저축은행의 담보대출 관련 안내문.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정호원 기자] 시중은행이 예·적금 금리는 내리면서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 금리를 올려온 반면, 저축은행이 담보대출의 금리를 선제적으로 인하하고 나섰다. 주요 저축은행의 담보대출 금리 인하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계속 이어져 온 가운데, 담보로 안정성을 확보한 차주를 영입하고자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1일 저축은행중앙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SBI 저축은행 아파트담보대출 상품 ‘SBI주택대출(아파트)’의 변동금리 상품은 지난해 12월 기준 최저금리 5.77%, 최고금리 7.97%였다. 지난해 6월 동일 상품의 최저금리는 5.94%, 최고금리 11.14%로 6개월 새에 각각 0.17%p, 3.17%p 내려갔다. SBI저축은행은 업권내에서 총자산 1위로 규모가 가장 큰 저축은행이다.

고정금리의 경우에도 지난 7월 기준 최저 6.96%, 최고 11.16%에 달했으나, 12월 들어 최저 6.77%, 최고 8.97%로 각각 0.19%p, 2.19%p 떨어졌다.

지난 6개월 내에 아파트담보대출의 금리인하 기조는 계속 이어졌다. 변동금리 상품의 최고금리를 기준으로 볼 때 6월(11.14%), 7월(10.16%), 8월(8.12%), 9월(8.02%), 10월(7.96%), 11월(8.00%), 12월(7.97%)으로 11월 금리가 소폭 인상됐으나 12월에 다시 하락세를 보였다.

해당 상품은 KB부동산·한국부동산원 아파트 시세의 최대 70%, 최대 8억원까지 대출해 주는 담보대출 상품이다.

이외에도 IBK저축은행 주담대, 국제저축은행 아파트담보대출, SBI저축은행 주택대출(아파트), OK저축은행 OK모기지론(아파트), 고려저축은행 아파트담보대출 등 주요 저축은행 주담대 금리가 0.03~0.3%p인하했다.

저축은행은 담보로 안정성을 확보한 차주를 영입하기 위해 담보대출 금리를 인하하고 나섰다. 사진은 지난 12월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저축은행은 그간 부실 우려가 커진 부동산 PF 대출 취급을 줄여가는 대신 가계대출 영업에 집중한 것으로 보인다. 또 소비시장 경색으로 차주의 상환능력이 저하되어 가계부채 부실로 이어질 것을 대비해 신용대출보다 담보대출 확대에 집중한 것으로 분석된다.

저축은행은 서민금융 공급과 자산건전성 확보라는 두 가지 숙제를 마주하고 있다.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 회장은 지난 31일 신년사에서 “(저축은행은) 대표 서민금융기관으로서 서민금융 공급이라는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면서도 “자산건전성 관리에 더욱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환능력이 저하된 차주를 위한 대출공급에 나서면서도 부실자산을 최소화 해야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다만 업계 관계자는 이같은 가계대출 금리 인하 기조가 신년에도 계속 이어질지는 미지수라고 선을 그었다. 한 업계관계자는 “평균금리 인하에는 두 차례에 걸친 기준금리 인하로 조달금리가 낮아진 영향과 더불어 차주의 대출 상환 확대가 맞물려서 나타난 현상”이라면서 “추후 시장 변동성을 고려해야 하기에 가계대출 금리 인하로 방향성을 전환했다고 보기엔 이르다”고 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의 아파트담보대출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보다 대출금리가 훨씬 높게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타깃으로 하는 고객군의 성격이 다르다”면서 “실제로 주택 구매를 하는 차주보다 개인사업자 등이 사업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대출을 이용하는 경우가 주를 이루기 때문에 이런 업권별 차이를 고려해서 비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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