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은 외국인이 사면 팔고, 팔면 사는 정반대 모습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2024년 한국 증시는 외국인의 변심으로 기억되는 한해라 할 수 있다. 상반기 반도체를 중심으로 사상 최대 순매수를 기록했던 외국인은 하반기 대거 짐을 싸 한국을 떠났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올해 상반기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모두 23조284억원 규모를 사들였다.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순매수다. 직전 최대치인 2004년 상반기(약 12조2000억원)을 2배 가량 웃도는 규모다.
이 기간 코스피는 5.4% 오르며 순풍을 탔다. 특히 외국인이 가장 많이 담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70.9%에 달했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외국인의 180도 바뀌었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선 20조원을 넘게 내다 팔았다. 코스피 지수는 14%가량 빠지면서 결국 2400선을 내주며 2024년을 마감했다. 특히 코스피는 6개월 연속 내렸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장 하락기다.
연초 이후로 보면 코스피는 30일 종가 기준 10.13% 떨어졌다. 미국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약 25% 오른 것을 비롯해 일본 니케이225지수(19.85%), 대만 가권지수(29.89%), 중국 상해종합지수(15.02%) 등 주요국 증시가 모두 오른 것에 비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하반기 외국인이 가장 많이 던진 종목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각각 18조5000억원, 2조1180억원에 달한다. 사실상 전체 매도액의 상당 부분이 이 두 종목에 집중된 것이다.
반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삼성바이오로직스로 약 9300억원에 달했다. 하반기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는 25%가량 뛰었다. 외국인 순매수 2위 종목인 네이버(7600억원) 역시 주가 상승률이 20%를 웃돌았다.
개인투자자는 모든 면에서 외국인과 정반대였다.
상반기 개인투자자는 국내 증시에서 7조4000억원을 순매도했다. 직전 순매도 최대치인 2005년 상반기 4조2129억원을 훌쩍 웃도는 규모다.
특히 삼성전자(3조4620억원), SK하이닉스(1조2380억원) 등 반도체주를 집중적으로 팔아 외국인과 엇갈린 모습을 보였다.
반면 하반기 들어선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18조원, 코스닥시장에선 약 3150억원을 사들였다.
이 기간 개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삼성전자로 15조5000억원에 달했다. 2위는 SK하이닉스로 1조8500억원을 사들였다. 하지만 이 기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34%, 26%씩 떨어졌다.
개인 최대 순매도 종목은 네이버(조6960억원)과 삼성바이오로직스(1조1230억원)으로, 개인이 팔면 외국인은 사는 모양새가 연출됐다.
기관은 상·하반기 모두 매도 우위였다. 상반기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약 8조200억원 4조원을 팔았으며 하반기에는 모두 1조8000억원 가량을 매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