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조 수출 대박…K라면, 2025년에 더 높이 난다

작년 1~11월 11.4억불 수출
연간 12억불 첫 돌파 확실시
농심·삼양, 해외 생산기지 확보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전광판에서 송출되고 있는 ‘불닭소스’ 광고 [삼양라운드스퀘어 제공]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해외 시장에서 주목받는 K푸드의 선봉장에 선 라면이 지난해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을 거뒀다. 주요 업체들은 해외 생산기지 확보에 나섰다.

1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까지 한국산 라면 수출액은 11억3821만달러로, 2023년 연간 기록(9억5240만달러)를 훌쩍 넘어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 1~11월 평균 원/달러 환율(1357.9원)로 단순 계산할 때 11월 누적 수출액은 1조5456억원에 달한다.

1~11월 월평균 수출액을 감안하면 지난해 연간 수출액은 12억5000만달러에 육박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원화로 환산하면 1조6000억원이 넘는 기록이다. 올해는 중국(2억3459만달러), 미국(1억9536만달러), 네덜란드(8395만달러), 일본(5856만달러), 필리핀(4878만달러) 등 대륙별로 골고루 수출됐다.

이러한 라면 수출 성장세는 한국 드라마, 영화 등 K콘텐츠가 인기를 끌면서 각종 콘텐츠에 노출된 라면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커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틱톡, 유튜브 등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도 라면에 대한 주목도가 높았다.

삼양식품 불닭볶음면의 경우 SNS ‘불닭 챌린지’ 열풍 덕을 톡톡히 봤다. 너무 맵다는 이유로 덴마크 당국이 리콜 조치를 가한 것이 되려 바이럴 요인으로 작용하며 매운 라면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다.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부드러운 맛을 첨가한 까르보불닭볶음면은 품절 사태를 빚기도 했다.

라면의 인기에 관련 소스까지 덩달아 주목받고 있다. 삼양식품 불닭볶음면의 액상스프를 별도로 내놓은 불닭소스가 대표적이다. 자신의 취향에 맞게 여러 음식을 섞어 새로운 요리를 만드는 ‘모디슈머’들에게 필수 재료로 인식되면서 날개를 달았다.

현재 미국, 중국, 일본 등 40여개국에 불닭소스가 수출되고 있으며, 중국 만두 프랜차이즈 위안지윈자오(袁云), 말레이시아 KFC, 일본 맘스터치 등 현지 외식업체와의 협업도 활발히 전개됐다. 그 결과 소스 해외매출은 2021년 84억원에서 2023년 161억원으로 2배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해외매출은 185억원으로 내수매출(123억원)을 처음으로 앞질렀다.

2024파리올림픽이 진행된 8월 4일(현지시간) 프랑스 생드니 까르푸 매장에 마련된 농심 팝업스토어에서 관광객들이 라면 즉석조리기를 활용한 ‘한강라면’을 시식하는 모습. 2024.8.4 생드니=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YSH


주요 식품업체들은 해외 생산거점도 마련하고 있다.

국내 라면 1위인 농심은 중국 선양·상하이,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라면 생산공장을 두고 있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이들 공장에서 생산된 라면·스낵은 5억5930만개다. 국내 공장 생산량(1억3000만개)의 4배를 넘는다. 농심은 해외 수요에 맞추기 위해 지난해 10월 LA 2공장에 고속 생산라인을 추가로 가동하기 시작했으며, 상반기 중 부산 녹산국가산업단지에 1918억원을 투자한 수출전용공장을 완공하기로 했다.

삼양식품은 중국 자싱에 첫 해외 생산기지를 구축하기로 했다. 이를 운영할 생산법인인 삼양식품(절강) 유한공사도 종속회사인 삼양 싱가포르 유한회사를 통해 설립한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중국 공장에는 5000만달러를 투자해 6개 생산라인을 증설할 계획이다. 중국 생산법인은 중국 내수시장을 대응하는 한편 현지화 전략도 담당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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