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무기력 신년벽두, “원기 충전 부터 하세”[함영훈의 멋·맛·쉼]

남원 지리산 허브랜드


남원 한우 한상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새해를 맞는 우리의 심신이 이렇게 무기력했던 적이 있었을까 싶다. 일단 원기부터 충전해야 신년 벽두다워질 것 같다.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는 기존에 널리 알려진 한우 고을 말고, 여전히 베일에 가려진 유네스코 세계유산 가야 유적지 인문학과 한우의 특별한 겨울 요리를 모두 흡입할 수 있는 여행 코스를 소개했다.

전북 남원의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은 가야 역사가 해외 개척은 물론, 국내에서 호남 일부 지역까지 넓게 퍼져 있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유적지다.

과거 백제와 관련된 유적으로 여겨졌으나, 발굴 과정에서 가야 고분과 구조적으로 유사하다는 점이 밝혀졌다. 특히, 32호 고분에서 발견된 금동신발과 청동거울은 이 지역이 백제 및 중국과 교류했던 흔적을 보여준다.

남원 유곡리 두락리 가야고분군


남원의 고분군은 정돈되지 않아 자연 속에 자리 잡고 있는 모습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숲속 고분 위로 나무가 자란 풍경은 세월의 흐름을 생생히 느끼게 하며, 방문객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또한, 남원 여행에서는 조선 시대 이상향을 상상해 조경 설계를 한 광한루원을 함께 둘러보는 것도 추천한다. 춘향과 이몽룡의 데이트 장소로 유명한 광한루원은 드라마와 영화의 배경으로 자주 등장한 장소이다. 오작교를 건너며 사랑과 우정을 다질수도 있겠다.

남원의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한우이다. 1960년대부터 지리산 일대를 대표하는 가축시장이 형성된 덕에 한우 요리가 발달했으며, 남원의 구이, 육회, 육회비빔밥, 육개장 등은 지역의 맛을 대표한다. 광한루원 주변의 한우 전문점에서 남원의 맛과 멋을 함께 즐길 수 있다.

원기 충전 후엔 지리산 뱀사골, 허브랜드, 김병종미술관을 탐방하며 체력을 키우고 마음을 정화시키자.

한우구이[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 제공]


함안 말이산 고분군


경남 지역은 가야 고분군 중 합천의 옥전 고분군과 함안의 말이산 고분군이 대표적이다. 옥전 고분군은 가야 왕국 중 하나인 다라국의 유적으로, 철제 도구와 무기, 장신구 등 다채로운 유물이 발견된 곳이다. 특히 용과 봉황 무늬가 새겨진 칼 손잡이는 가야 시대의 뛰어난 공예 기술을 보여준다.

인근 합천박물관에서는 출토된 유물과 발굴 기록을 통해 가야 문화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 실제의 2/3 크기인 합천 청와대, 호국의 해인사에서 산책하는 것도 나라 주인으로서의 마음가짐을 다지는데 좋겠다.

함안의 말이산 고분군은 가야 유적지 중 가장 크고 잘 보존된 곳으로, 대형 고분과 아름다운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다. 입구에 위치한 함안박물관에서는 다양한 모양의 토기 등 가야인의 창의력과 문화를 엿볼 수 있다.

함안 소고기 국밥[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 제공]


역사 탐방을 마친 후에는 지역 특산 한우 요리로 겨울 여행의 피로를 풀어보자. 합천 삼가 한우마을에서는 숯불에 구운 한우구이가 인기이며, 함안에서는 깊고 진한 국물 맛이 일품인 한우 국밥이 대중들의 사랑을 받는 원기 보충의 대표 주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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