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국경 개방 정책’으로 이슬람 테러 심각해져”
WSJ “새해 첫날부터 발생한 테러로 IS의 위협이 되살아나”
지난 1일 새해 첫날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 번화가로 돌진한 흰 트럭의 앞부분이 반파된 모습. 차량 뒷쪽에 테러단체 IS(이슬람국가) 깃발(흰색봉에 검은색 깃발)이 보인다. [AP] |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새해 첫날부터 미국에서 2건의 테러(뉴올리언스 차량 돌진·라스베이거스 서 사이버트럭 폭파)가 연이어 발생하자 오는 20일 취임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반(反)이민 정책에 힘을 싣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의 국경통제 정책도 탄력을 받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지난 1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트럼프 호텔 앞에서 테슬라 사이버 트럭이 폭파되고 있는 모습. [온라인커뮤니티 캡처] |
2일(현지시간)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트럼프 당선인이 두 사건의 원인으로 남부 국경의 상황을 지목했다고 보도했다. 이로 인해 이민 정책을 지지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게 됐다고 매체는 전했다.
앞서 지난 1일 새벽 3시 15분께 미국 중남부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 번화가에서 차량 돌진으로 최소 14명이 숨지고 35명이 다쳤다. 범인은 경찰과 총격전을 벌인후 사망했다. 이 사건 발생 몇 시간 뒤 라스베이거스 트럼프 인터네셔널 호텔 앞에서는 테슬라 사이버 트럭이 폭발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탑승자 1명이 사망하고 7명이 다쳤다.
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전날 뉴올리언스 버번 스트리트에서 발생한 트럭 돌진 사건과 관련해 소셜미디어(SNS)인 트루스소셜에 “바이든의 ‘국경 개방 정책’으로 인해 급진적 이슬람 테러와 기타 형태의 폭력 범죄가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심각해질 것이라고 여러 번 말했다”면서 국경통제 강화 필요성을 역설했다. [트루스소셜 캡처] |
이에 대해 트럼프 당선인은 소셜미디어(SNS)인 트루스소셜에 “바이든의 ‘국경 개방 정책’으로 인해 급진적 이슬람 테러와 기타 형태의 폭력 범죄가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심각해질 것이라고 여러 번 말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때가 왔다“며 ”상상했던 것보다 더 나쁠 따름”이라면서 “조 바이든(대통령)은 미국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이며, 완전하고 전면적인 재앙”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그는 지난 1일에도 뉴올리언스 차량 돌진 사건을 두고 “내가 다른 나라에서 미국으로 유입되는 범죄자들이 미국에 있는 범죄자들보다 훨씬 나쁘다고 말했을 때 민주당과 가짜 언론들은 이를 반박했지만 사실로 드러났다”며 불법 이민자의 범죄 문제로 우회적으로 연결했다.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발생한 트럭 돌진 사고의 용의자 샴수드 딘 자바르(42·사망). [EPA] |
사건의 용의자인 샴수드 딘 자바르(42·사망)는 퇴역군인으로, 태생적 미국인이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은 그가 IS 추종자라는 점을 부각하며 해당 사건을 계기로 외국 테러리스트의 미국 유입과, 외국 극단주의 세력의 영향력 확대를 저지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나아가 이번 사건을 자신의 국경통제 강화 및 불법체류자 대거 추방 공약 이행의 동력으로 삼으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WSJ는 새해 첫날부터 발생한 테러로 IS의 위협이 되살아나고 있다고 짚었다. 최근 몇개월간 전·현직 미국 당국자들이 IS의 포섭 활동과 이른바 ‘외로운 늑대’(자생적 테러리스트)에 의한 테러 위험에 대해 경고해왔다는 점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지난 1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트럼프 호텔 앞에서 테슬라 사이버 트럭이 폭파해 불길에 휩싸여 있다. [로이터] |
CNN방송에 따르면 크리스 레이 전 FBI 국장은 지난해 4월에 “우리는 중동에서 발생한 사건에서 왜곡된 영감을 받아 국내에서 공격을 수행할 수 있는 개인이나 소규모 단체에 대해 계속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이클 모렐 전 CIA 부국장도 같은해 6월 한 기고문에서 “미국은 앞으로 수개월간 테러 공격의 심각한 위협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WSJ는 “전문가들은 중동의 혼란으로 인해 미국에 대한 이슬람주의자들의 공격이 증가할 것이라고 1년 넘게 경고해 왔다”며 “지난 2023년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이후 다른 무장 세력은 이스라엘과 미국에 대한 유사한 폭력을 시도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전했다.
이번 사건에 대해 브루스 호프만 미국외교협회(CFR) 대테러 부문 선임 연구원은 “자바르가 뉴올리언스에서 트럭을 몰고 군중을 향해 돌진한 것은 이슬람 국가와 관련된 다른 대량 차량 테러 사건을 모방하는 것처럼 보였다”며 “공공장소에 모인 수많은 군중을 공격하는 것이 전형적인 테러 방식이 됐다”고 말했다.
미국 평화연구소의 이슬람 극단주의 전문가인 아스판다르 미르는 “테러가 단순히 안보 문제에서 사라질 수 있다는 희망은 없어졌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가자지구와 레바논에서의 전쟁과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점령, 알 아사드 시리아 정권의 몰락 등을 언급하면서 “이슬람원리주의 무장 투쟁 운동인 지하디즘이 우리가 인식하지 못한 사이에 다시 활기를 찾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