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차 생산 공장 [로이터] |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20일 출범하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우려에 유럽과 아시아, 미국 제조업 지표가 지난해 위축로 마감했다. 이는 우방국과 적대국을 가리지 않고 ‘관세 칼날’을 휘두르겠다는 트럼프 당선인의 경제 정책과 중국의 취약한 경제 상황 등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중국을 비롯해서 멕시코, 캐나다 등 우방국에까지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트럼프 당선인의 보호무역주의 경제 정책이 유럽과 아시아, 심지어 미국 제조업에까지 타격을 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에서는 제조업 부문 침체가 심화됐다.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로존 3대 경제 강국이 산업 불황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당분간 반등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은 이날 발표한 유로존의 12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확정치가 49.4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50선 아래로 떨어진 수치로 2022년 중반 이후부터 유지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PMI는 50을 웃돌면 경기확대, 밑돌 경우 경기축소를 의미한다.
클라우스 비스테센 판테온이코노믹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말 유로존의 생산량은 여전히 압박을 받고 있으며, 이는 국내 시장과 수출에서 신규 주문이 계속 감소한 데 따른 것”이라고 언급했다.
지난달 독일 공장은 생산량과 신규 주문의 급격한 감소로 위축 국면에 더 깊이 빠져들었고, 프랑스 제조업 생산은 4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감소했다.
아시아의 지난달 제조업 PMI의 경우, 대만과 동남아시아에서 회복 조짐이 있었지만 중국과 한국의 공장 활동이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차이신 제조업 PMI는 11월 51.5에서 12월 50.5로 하락해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를 하회하고 활동이 소폭 성장하는 데 그쳤다.
뉴욕증권거래소 리서치 전문 기업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가브리엘 응 부 이코노미스트는 “2024년 말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으로 단기적으로 성장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이는 다른 4분기 지표에서도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개선은 2025년 초까지 계속될 것”이라면서 “하지만 이러한 성장은 몇 분기를 넘기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당선인이 곧 관세 위협을 실행에 옮길 가능성이 있고, 지속적인 구조적 불균형이 여전히 경제에 부담을 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에서는 6개월 연속 활동이 위축돼 제조업 부문 전반에서 낮은 생산량을 기록했다.
S&P 글로벌이 발표한 미국 제조업 PMI는 11월 49.7에서 12월 49.4로 하락하며 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다. 제조업 부문 건전성은 6개월 연속 악화했으며, 제조업 생산은 5개월 연속 감소세다. 신규 사업은 12월 들어 더 빠른 속도로 감소했다. 미국에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기 전에 공장들이 잠시 주문을 ‘정지’했기 떄문이다.
크리스 윌리엄슨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 수석 비즈니스 이코노미스트는 성명을 통해 “미국 제조업은 지난해까지 힘든 시기를 보냈으며 내년 성장에 대한 낙관론을 축소했다”며 “특히 수출 부문에서 이러한 부진이 더욱 뚜렷하게 드러난다”고 분석했다.
한편, 로이터는 한국의 12월 PMI가 부진한 수치를 보여준다며 “이는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시도 실패 이후 국가적 정치 위기를 초래해 기업 신뢰가 타격을 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