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주장 “민노총 폭행 경찰관 혼수상태”…알고보니 ‘가짜뉴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캡처 화면 취재진에 공유
경찰 “처치받은 후 정상 퇴근…신변 이상 없어”


국민의힘이 5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를 근거로 민주노총과 경찰을 저격했지만, 가짜뉴스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 진짜뉴스발굴단 제공]


[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국민의힘이 5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글을 인용해 경찰을 비판했지만, 일부 사실이 다른 ‘가짜뉴스’를 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 ‘진짜뉴스 발굴단’은 이날 ‘항명에 이어 정신줄 놨나…이 시국에 퇴근해버린 이호영 경찰청장 직무대행’이라는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탄핵찬성 집회에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조합원이 경찰을 무자비하게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으나 경찰청 간부들이 민노총의 공권력 유린에 사실상 손 놓은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글을 첨부했다. 자신을 경찰청 소속이라고 소개한 이용자가 전날 게시한 ‘민노총 불법집회로 경찰 동료가 다쳤다’, ‘우리 직원 머리 맞아서 혼수상태입니다’라는 내용의 글이었다.

해당 글 작성자는 “민노총 집회 참가한 사람이 인파(를) 막고 있는 우리 직원(의) 무전기를 뺏어 그대로 머리(를) 찍어 지금 혼수상태”라고 주장했다.

다른 글에서도 “한남동 민노총 불법집회로 경찰 동료가 머리에 피를 흘리고 현재 의식이 없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이를 두고 “민주노총 등 좌파단체들이 대놓고 공권력을 유린하는 불법행위가 만연함에도 이호영 경찰청장 직무대행 등 경찰 최고위급 간부들이 ‘유연한 대처’만을 강조하고 명확한 지침을 주지 않았다”고 힐난했다.

또 지난 4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탄핵 찬반 집회 참가자들의 충돌이 우려됨에도 이 직무대행이 퇴근했다며 비난했다. 국민의힘은 “이 직무대행이 오전 8시 열린 무안공항 사고 중대본회의 참석 후 곧바로 퇴근한 것으로 알려져 ‘무책임하다’는 공분을 사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근거로 내세운 커뮤니티 글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에 “4일 민주노총 집회에서 경찰과 대치하던 집회 참가자 한명이 경찰의 가슴팍에 있던 무전기를 뺏어 던졌고, 해당 직원은 이마 윗부분에 3㎝가량의 자상을 얻었으나 의식 불명은 아니었다”며 “해당 직원은 병원에서 처치를 받은 후 정상 퇴근했고 신변에 이상이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민노총 또한 전호인 대변인 명의 입장문을 내고 “명백한 가짜뉴스이며 민주노총에 대한 악의적 음해”라고 반박했다. 그는 “완력과 폭력을 썼던 것은 경찰”이라며 “허위사실을 유포한 경찰과 가짜뉴스를 배포하며 선동하는 이들에 대해 법적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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