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만 가는 게 아냐…‘엔비디아 맞수’도 세계 최고 무대 오른다

AI 반도체 거물 ‘CES 2025’ 총출동
개막 전날 7시간 간격으로 무대 올라
‘엔비디아 대항마’ AMD 신제품 공개
리사 수 CEO 2년 만에 CES 무대에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가 2023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3에서 기조연설을 하며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 처리장치(GPU)를 결합한 ‘인스팅트 MI300’ 칩을 소개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이달 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막을 올리는 CES 2025는 가전·IT 기기를 넘어 인공지능(AI) 산업을 쥐락펴락하는 거물들까지 총출동한다.

특히 AI 반도체 생태계의 최고 스타로 군림하고 있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2017·2019년에 이어 세 번째 CES 기조연설 무대에 오른다.

여기에 엔비디아의 독주를 제어할 ‘대항마’로 꼽히는 미국 반도체 기업 AMD의 리사 수 CEO도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황 CEO와 수 CEO는 대만계 미국인이자 세계적인 반도체 기업의 최고경영자라는 공통점이 있다. 사업 분야도 겹친다. 그래픽처리장치(GPU) 기반의 AI 가속기 수요가 급증한 상황에서 이를 기회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최근 2년간(2023~2024년) 엔비디아 주가는 819%, AMD는 87% 상승했다.

두 사람은 지난해 6월 고향 대만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4’에도 나란히 모습을 드러내며 경쟁적으로 대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젠슨 황(왼쪽) 엔비디아 CEO와 리사 수 AMD CEO. [헤럴드DB, 게티이미지]


황 CEO는 현지시간으로 오는 6일 오후 6시 30분 시작하는 CES 2025 기조연설에서 차세대 GPU인 ‘지포스 RTX 50’ 시리즈에 대해 발표할 것으로 점쳐진다.

엔비디아는 매년 CES에서 지포스 RTX 신제품을 공개해왔다. 이번에 공개할 것으로 예상되는 지포스 RTX 50 시리즈는 차세대 아키텍처 ‘블랙웰’ 기반의 신형 게이밍 그래픽카드다.

여기에 맞서는 수 CEO는 황 CEO보다 빠른 같은 날 오전 11시 기자간담회를 갖는다. 여기서 엔비디아의 지포스 GPU를 따라잡을 ‘라데온(RADEON)’ 신제품을 공개할 예정이다. 중앙처리장치(CPU)인 ‘라이젠(RYZEN)’ 차세대 제품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AMD가 라데온·라이젠 시리즈 외 제품을 깜짝 공개하거나 새로운 파트너십 성과를 내놓을 지도 주목하고 있다.

수 CEO는 엔비디아가 주도하는 GPU 시장 판도를 깨기 위해 고성능 신제품을 선보이고 경쟁력을 입증해야 하는 상황이다. GPU 기반의 AI 가속기 시장에서 엔비디아는 80% 이상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AI 가속기는 GPU에 고대역폭 메모리인 HBM 여러 개를 조립해 만들어진다. 수 CEO는 앞서 CES 2023 기조연설에서 자사 AI 가속기 ‘인스팅트 MI300’를 소개했는데 여기엔 삼성전자의 4세대 HBM(HBM3)이 들어갔다.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가 2023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3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AMD는 엔비디아가 장악한 AI 가속기 시장에서 틈새 전략으로 성장을 꾀하고 있다.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추고 싶어하는 빅테크 기업들을 중심으로 ‘반(反) 엔비디아 전선’이 형성된 점도 기회 요인으로 꼽힌다.

수 CEO는 지난해 6월 ‘컴퓨텍스 2024’ 기조연설에서 차세대 AI 가속기 ‘인스팅트 MI325X’를 공개하며 엔비디아에 대한 견제 의식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자사 MI325X 탑재 시 엔비디아의 ‘H200’보다 메모리 용량은 2배, 메모리 대역폭은 1.3배, 모델 사이즈는 2배 향상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MS, HP, 레노버 등 파트너사들을 무대 위로 불러 세우며 세를 과시하는 모습도 보였다.

대만에서 태어난 수 CEO는 MIT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2012년 AMD에 합류했다. 2013년 폐업 위기에 몰렸던 AMD의 흑자 전환을 이끌어 ‘구세주’로도 불린다.

2014년부터는 CEO를 맡고 있다. 특히 2017년 내놓은 ‘라이젠’ 시리즈가 대박을 치면서 CPU 시장의 황제였던 인텔을 턱 밑까지 추격했다.

지금은 엔비디아의 유일한 대항마로 꼽힐 만큼 회사를 성장시키며 지난해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지가 선정한 ‘올해의 CEO’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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