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무도 1년새 급성장…4위 안착
“토종 플랫폼과 M&A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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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 |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새해에도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C커머스)의 공세가 거세질 전망이다. 국내 토종 이머커스 업체들이 주춤한 사이 초저가 전략을 앞세운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가 몸집을 빠르게 키워 실사용자 순위 3·4위로 올라왔다. 11번가를 턱밑까지 추격한 C커머스의 영향으로 치열한 2위 싸움이 예상된다.
6일 데이터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쿠팡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3201만6534명으로, 종합몰 1위 자리를 지켰다. 이어 11번가(781만1642명), 알리익스프레스(720만8363명), 테무(626만8660명), GS SHOP(481만7435명) 순으로 MAU가 많았다.
6위부터는 G마켓(471만2382명), CJ온스타일(371만6030명), 롯데ON(263만4559명), SSG닷컴(207만2657명) 등이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대규모 미정산 사태를 일으킨 티몬과 위메프는 MAU가 각각 460만411명, 43만4672명 수준이었다.
눈에 띄는 건 C커머스의 성장세다. 전년 동월 대비 MAU 증가율은 테무가 73.7%로 가장 높았고, 바로 다음인 알리익스프레스도 성장률이 28.7%에 달했다. 국내 이커머스 중에선 CJ온스타일(17.0%), 롯데ON(13.6%), GS SHOP(8.7%), 쿠팡(7.1%)만 플러스 성장했다.
3년 전과 비교하면 이러한 흐름은 더 극명해진다. 알리익스프레스 MAU는 2021년 12월만 해도 175만7416명으로 종합몰 10위 수준에 머물렀지만, 3년 만에 이용자 수를 4배 이상(310.2%) 불렸다. 업계 1위인 쿠팡은 이 기간 MAU 증가율이 18.6%에 그친다. 2위인 11번가는 오히려 18.6% 감소했다.
이에 따라 2위 11번가와 3위 알리익스프레스의 격차는 불과 60만3279명으로 좁혀졌다. 1년 전엔 242만8423명 차이였는데, 4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2022년 9월 출시한 테무와 차이는 154만2982명이다. 테무의 성장세를 고려하면 격차가 빠르게 축소될 수 있다. 2위를 수성하려는 11번가와 이를 위협하는 C커머스 간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C커머스가 이처럼 빠르게 국내 이커머스 시장을 장악한 배경에는 막대한 자본력을 기반으로 한 가격 경쟁력이 있다. 1000원도 안 되는 값싼 제품들을 대량 구매하고 배송된 제품을 열어보는 ‘알리깡’, ‘테무깡’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젊은 세대 사이에선 C커머스 구매가 대중화됐다.
게다가 C커머스는 단순 초저가 전략에서 벗어나 플랫폼 강화 전략까지 본격화하고 있다. 초저가 상품 중심인 알리익스프레스는 지난달 카드 결제 추정액이 1133억원으로 이커머스 시장에서 2.02%에 그치고 있어, 판매단가 제고 등을 통한 점유율 확대를 과제로 안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를 운영하는 중국 알리바바그룹은 지난달 신세계그룹과 손잡고 올 상반기 중 합작법인을 세우기로 했다. 합작회사에는 G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가 자회사로 편입된다. 향후 시너지 전략이 아직 공식화되진 않았지만, 알리익스프레스는 G마켓을 통해 한국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이커머스 업계 판도를 뒤흔들 것으로 보인다.
C커머스가 중소 이커머스 플랫폼의 지분을 인수하거나 M&A(인수·합병)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승찬 용인대 중국학과 교수는 “중국 이커머스 업체들이 한국 시장을 공략하는 이유는 한국이 매우 중요한 테스트 마켓이기 때문”이라며 “한국 시장에서 성공하면 K콘텐츠 영향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도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이어 “쿠팡과 네이버를 제외한 중견·중소 플랫폼의 매출 하락이 지속될 경우 C커머스 플랫폼이 지분 인수나 M&A를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