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대 1주택자인 제가 내야 하는 양도소득세만 1억원이 넘다니 말이 되나요….

#. 김지선(가명·47)씨는 두 자녀의 미국 유학 뒷바라지를 위해 온 가족이 한국을 떠나 있는 동안 처분한 아파트 한 채 때문에 급히 귀국했다. 문제는 출국한 지 2년 1개월만에 정리한 집이 불러온 ‘억대’ 양도세 고지서 때문이었다. 김 씨는 2007년 3억원에 산 아파트 한 채를 15년 동안 들고 있다가 2023년 5월 8억7000만원에 처분했는데, 내야 하는 양도세만 무려 ‘1억9000만원’에 달한다.

비과세라 생각하고 손 놓고 있던 터라 여러 가산세까지 붙었다. “1세대 1주택자가 매도가액도 12억원을 넘지 않으면 양도세도 비과세라면서요. 유학비 보탠다고 미국에서 일도 구해보고요, 이 집 말고는 별다른 재산도 없어요.” 김씨는 자초지종을 알기 위해 세금전문가 ‘국세언니’를 찾았다.

A. 일단 1세대 1주택 비과세 특례를 받으려면 ‘거주자’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는 대원칙이 있습니다. 최소한 한국에 있어야 해당될 수 있다는 얘기죠. 하지만 지선 씨는 2년 넘게 세대 전원이 한국을 떠나 있었던 데다 장기간 국내에 거소도 두지 않아 ‘비거주자’에 해당됩니다. 이 때문에 거주자에게만 적용되는 ‘1세대 1주택 비과세’ 특례 대상에서 빠지게 된 것입니다.

만일 지선 씨가 한국에 남아 ‘거주자’를 유지했다면 ▷1세대 1주택자가(해당) ▷매도가액 12억원 이하(8억7000만원에 처분) ▷2년 이상 보유(15년 동안 보유) 등 세가지 조건을 충족시키면서 양도세 전액을 감면받았을 겁니다. 지선 씨는 출국일 이후 비거주자로 분류되면서 1세대 1주택 비과세 특례도 받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A. 세법상 거주자는 국적과 상관없이 국내에 주소를 두거나 183일 이상 거소를 두는 경우가 해당됩니다. 국적을 기준으로 나누는 내국인·외국인의 개념과도 다르지요. 주목할 점은 주민등록상 주소만으로 거주자의 여부를 판별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직업이나 자산 상태, 가족의 국내 거주 여부 등까지 고려해 183일 이상 국내에서 지내야 거주자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지선씨가 주소를 부모님 댁에 옮겨 뒀다고 해도 거주자에 해당되지 않습니다. 지선 씨는 출국한 이후 미국 현지에서 직장도 구하시고 해외 거주를 목적으로 2년 넘게 장기 체류도 하신 터라 거주자로 보기 어렵습니다. ‘1세대 1주택 비과세’는 ‘거주자’의 주거 안정성을 위해 마련된 혜택인 만큼, 비거주자는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A. 이런 경우엔 비거주자가 되는 시점을 잘 따져 봐야 합니다. 지선 씨와 같이 취학 또는 근무상의 이유로 ‘세대 전원’이 1년 넘게 해외로 출국하는 경우라면 더 살필 필요가 있습니다. 출국일 기준 1세대 1주택자가 출국일부터 2년 이내 양도한다면, ‘1세대 1주택자’ 양도세 특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1세대 1주택자’라면, 출국 후 2년 이내로만 집을 팔았다면 2년 이상 보유하거나 거주하지 않더라도 양도소득세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부득이한 사정으로 고려해주는 것이지요.

하지만 지선 씨의 경우, 비거주자 신분 상태에서 출국일 이후 2년이 흐른 뒤 주택을 양도했기 때문에 양도세를 납부해야 합니다. 1개월 차이라 할지라도 ‘2년’이라는 시간은 엄격하게 적용됩니다.

A. 해외 현지 법인 등의 임직원 등으로 파견된 경우는 거주자에 해당됩니다. 내국법인의 해외현지법인 등에 파견된 임원 또는 직원이나 국외에서 근무하는 공무원이 해당됩니다. 단, 내국법인이 발행주식총수 또는 출자지분의 100%를 직접 또는 간접 출자한 경우에만 한해 인정합니다.

A. 통상 거주자가 비거주자로 전환되는 시기는 국외이전을 위해 실질적으로 출국하는 날의 다음날로 봅니다. 간혹 국외 이전과 관련한 사전준비를 위해 출국했다가 다시 입국해서 직장퇴직, 자녀 전학 등의 이주 뒷마무리를 하고 다시 나가는 경우도 있어요. 이렇게 국내에서 생계를 같이하는 가족과 함께 해외로 다시 나가는 경우, 재출국하는 날의 다음 날부터 비거주자가 된다고 보면 됩니다.

A. 1세대1주택자에게 적용되는 장기보유특별공제 역시 거주자에만 해당됩니다. 보유 기간 3년, 거주 기간 2년 이상인 1주택은 그 이후로는 각각 연 4%포인트씩 장기보유특별공제를 받아 최대 80%까지 적용받을 수 있습니다. 만일 출국일 이후 2년 이내 양도한다면, 양도차익 12억원까지 1세대1주택 비과세 특례를 적용 받고 12억원 초과분에 대해서도 장기보유특별공제 80%를 챙길 수 있습니다.

반면, 비거주자의 경우, 1주택만 보유하더라도 ‘1세대1주택 장기보유특별공제’가 아닌 ‘일반부동산에 대한 공제율’을 따르게 됩니다. 15년 이상 보유한 경우 최대치인 30%를 적용받는 거죠. 지선 씨의 경우 출국 후 2년을 넘겼기 때문에 비거주자 양도세 계산식에 따라 1세대1주택 비과세 특례 대상에서 제외, 일반 장기보유특별공제율 30%만 적용받을 수 있는 상황입니다.

A. 1주택 거주자라도 12억원이 넘는 집을 팔 때는 양도세를 내야 합니다. 12억원을 넘더라도 초과분에 대해서만 일정 비율을 적용해 과세하도록 설계됐습니다. 과세대상을 산출하는 계산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양도차익×(양도가액-12억원) / 양도가액=과세가액.

양도차익 중 과세 대상에 해당하는 부분만큼을 비율로 계산해 안분하는 방식인 거죠. 예를 들어 아파트를 9억원에 취득해서 15억원에 팔아 양도차익 6억원을 남긴 상황을 가정해봅시다. 양도가액 15억원 중 12억원이 비과세일테고, 초과분인 3억원 중 1억2000만원이 과세대상이 됩니다.

A. 직접 신고하는 경우, 양도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2개월 이내 양도세 예정신고·납부까지 해야 합니다. 즉, 지난해 12월 2일 양도했다면 올해 2월 28일을 넘기면 안 됩니다. 만일 지선 씨가 가산세 예정신고와 납부를 하지 않는다면, 20%의 무신고 가산세와 납부지연 가산세 1일 0.022%(연 8.03%)등 가산세가 부과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거주자는 통상 주소지 관할 세무서를, 비거주자의 경우에는 양도자산의 소재지 관할 세무서를 찾아 신고하면 됩니다.

1과세기간(1월 1일~12월 31일) 동안 주택 1회만 양도한 경우에는 예정신고로서 신고의무는 종결됩니다. 다만, 한 해 2회 이상 부동산을 양도하는 경우에는 다릅니다. 양도한 연도의 다음 해 5월 한달 동안 반드시 납세지 관할 세무서를 찾아 양도소득 과세표준과 세액을 확정신고하고 자진납부까지 마쳐야 합니다. 유혜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