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에 뺏길 수 없어”…대형마트, 신선식품 승부수 띄운다

신선식품 도전장 낸 쿠팡에 대응방안 모색
롯데마트, 그로서리 앱 리뉴얼…물류망 확충
이마트·홈플러스도 신선식품 온라인 배송 강화


롯데마트 그랑 그로서리 은평점 뷔페바 ‘요리하다 키친’ 매장. [롯데마트 제공]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대형마트 3사(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가 신선식품 역량을 강화한다. 쿠팡이 ‘프리미엄 프레시’ 상표를 출원하며 신선식품 분야까지 진출을 예고하자, 견제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오프라인 점포를 강화하는 데에서 나아가 온라인 사업과 배송의 체질 개선을 꾀한다는 전략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올해 상반기 내 롯데마트몰 앱(애플리케이션)을 그로서리(식품) 전문 앱 ‘롯데마트 제타’로 리뉴얼한다. 온라인 그로서리 사업을 본격화하겠다는 취지다. 이를 뒷받침할 물류 인프라도 구축한다.

내년 1분기부터 가동하는 부산 첨단 물류센터(CFC)가 핵심이다. 여기에는 ‘영국의 아마존’으로 불리는 리테일테크 기업 오카도의 온라인 배송 자동화 솔루션 ‘오카도 스마트 플랫폼(OSP)‘을 적용한다. 롯데마트는 오는 2032년까지 CFC를 6개까지 늘려 전국적으로 식료품 물류망을 갖출 계획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영남권을 시작으로 수도권까지 권역별 물류센터를 만들면 쿠팡 등 이커머스 업체와 비교했을 때 신선한 제품을 적기에 배송할 수 있다”며 “내년 물류센터가 가동되면 2027년에는 점유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마트도 신선식품 배송 역량을 강화하고 나섰다. SSG닷컴은 지난해 CJ그룹과 제휴해 새벽배송 서비스를 확대했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12월 배달의민족에 입점했다. 전국 홈플러스 매장의 상품을 당일배송이나 예약배송할 수 있다.

신선식품에 대한 대형마트의 자부심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로켓배송’을 앞세운 쿠팡에 대항할 경쟁력이 신선식품에 있다는 판단에서다. 대형마트가 오프라인 점포를 그로서리 특화 매장으로 전환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마트는 지난해 12월 대구광역시 수성구에 식료품 특화매장인 ‘이마트 푸드마켓 수성점’을 개점했다. 이마트가 신규점을 출점한 것은 2021년 9월 이후 3년 3개월 만이다. 이마트는 올해 오픈하는 서울 강동구 고덕강일점을 ‘푸드마켓 2호점’으로 선보인다.

롯데마트도 식료품 전문매장인 ‘그랑 그로서리’를 열었다. 지난해 12월 서울시 은평구 은평점을 리뉴얼한 것을 시작으로, 전국으로 확장하고 있다. 특히 대형마트 최초로 식품과 비식품 매장의 비중을 9대1로 구성했다. 스마트팜, 건식 숙성육 특화존, 건강 상품 특화존 등 차별화 콘텐츠에 집중했다. 리뉴얼 후 매출은 10% 증가했다.

홈플러스는 ‘메가푸드마켓’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강서점을 ‘메가푸드마켓 라이브 1호점’으로 재단장했다. ‘볼거리가 있는’ 매장이 지향점이다. 즉석 해물 요리를 제공하거나 요리 과정을 직접 볼 수 있는 코너도 만들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1인 가구 증가와 새벽배송 시스템으로 쿠팡이 빠르게 성장했지만, 도소매 유통망을 갖춘 대형마트의 강점이 신선식품인 만큼 앞으로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라며 “오프라인 매장에서 느낄 수 있는 신선함과 빠른 배송으로 이를 집에서 느끼게 하는 것이 성공의 열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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