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 5200원·무 3300원…‘금값’ 겨울채소, 제철이 사라졌다

설 앞두고 장바구니 물가 ‘꿈틀’…시금치·당근도 오름세


서울 양재동 하나로마트에서 시민들이 채소를 고르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배추, 무 등 제철을 맞은 채소들이 금(金)값으로 치솟았다. 작황 부진 영향으로 연초부터 채소가격이 들썩이면서 장바구니 부담이 더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7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배추 평균 소매가격은 6일 기준 5211원으로, 전월(3795원)보다 37.3% 급등했다. 전년(3163원)과 평년(3754원) 대비로는 각각 64.8%, 38.8% 상승했다. 무 1개의 소매가격은 3330원으로, 전년(1807원)과 평년(2099원)을 크게 웃돌았다.

겨울이 제철인 시금치도 100g당 소매가격이 999원으로 1000원에 육박했다. 시장·마트에서 판매되는 300~400g가량 1단 가격이 3000~4000원꼴이다. 100g 가격은 전년(802원), 평년(683원) 대비 24.6%, 46.3% 오른 수준이다.

알배기배추의 오름세도 심상치 않다. 1포기 소매가가 3095원으로 3000원을 웃돈다. 전월(2895원) 대비 6.9%, 전년(2840원) 대비 9.0% 상승했다. 당근 역시 무세척 1㎏ 기준 평균가격이 전년(3505원) 대비 79.9% 급등한 6305원을 기록하고 있다.

배추·무 등은 11~12월 김장철에 정부의 출하 시기 조정으로 안정세를 찾다가 다시 꿈틀대고 있다. 소비가 많은 시기는 아니지만, 산지유통인과 김치업체의 저장수요가 늘고 작황 부진으로 가격이 높아졌다는 것이 당국의 판단이다.

채소가 소비심리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 실제 채소류의 소비자물가지수 가중치 비중은 1.43%에 그치지만, 지난달 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0.7% 오른 123.62(2020년=100)를 나타내며 전체 품목 중 가장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88.4로 전월 대비 12.3포인트 하락했다. 낙폭은 코로나19 시기인 2020년 3월(-18.3) 이후 4년 9개월 만에 가장 컸다. 1년 후 물가 상황에 대한 소비자 판단을 보여주는 물가수준전망CSI는 150으로 3포인트 올랐다. 이 지수가 100 이상이면 물가 상승을 예상하는 소비자가 하락을 예상하는 소비자보다 많다는 얘기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오는 29일까지 운영하는 설 대책기간에 대형·중소형 마트, 전통시장 등 업체별로 최대 40% 할인행사를 추진한다. 정부 비축과 출하조절시설 등 정부 가용물량 1만550톤을 매일 200톤 이상 가락시장에 방출하고, 농협 계약재배 물량도 확대 공급할 계획이다.

아울러 무 수입 할당관세 적용 기간을 2월까지 연장한 데 이어 12월에 종료된 배추의 할당관세 적용 기간을 추가적으로 연장한다. 할당관세는 국내 수급과 가격 안정을 위해 일정 물량의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한시적으로 낮추거나 면제하는 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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