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여유자금 압박하는 영끌 움직임
국외부문선 3분기 해외채권 투자 약진
사진은 지난해 말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단지 [연합] |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지난해 3분기 가계 여유자금 증가분이 2분기에 이어 또다시 감소했다. 가계소득은 늘었으나 대출을 통한 주택 구입 확대의 영향이 더 컸다. 국외 부분에선 해외채권 투자 열풍으로 대외자산이 크게 늘었다.
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자금순환 특징에 따르면 가계 및 비영리단체 순자금운용 규모는 지난해 3분기 37조7000억원을 기록해 전분기(41조2000억원)보다 감소했다.
순자금운용은 여유자금(여윳돈)의 증가분을 뜻한다. 순운용이 플러스(+)인 경우, 순운용 규모의 축소가 여유자금의 감소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여유자금은 증가했으나 그 증가폭이 축소됐다는 뜻이다.
김성준 한은 자금순환팀장은 가계 여윳돈 증가분이 감소한 원인에 대해 “가계소득이 증가하였으나 주택 취득 확대 등의 영향으로 여유자금이 다소 줄면서 순자금운용 규모는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금번 분기 순자금운용 규모는 소득 증가 등의 영향으로 전년동기에 비해 높은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자금 조달액은 3분기 19조9000억원을 기록해 2분기(14조6000억)대비 규모가 커졌다. 1분기(1조4000억원)에 비하면 14배 가량이 증가했다.
주택 구입을 위한 금융기관 차입금이 늘어난 영향이다. 실제로 주택담보대출금 증감분은 3분기 19조4000억원에 달했다. 2분기(16조원)에도 1분기(12조4000억원) 대비 늘어났는데, 3분기에 또 3조원이 넘게 늘어났다.
국외부문에선 해외채권 투자 확대가 영향을 미쳤다. 3분기 국외 순조달 규모는 -36조5000억원을 기록해 지난 2분기(-13조원) 대비 순조달 규모가 -23조5000억원이나 확대됐다.
국외 순조달은 ‘비거주자’ 입장에서 쓰여지기 때문에 마이너스(-)로 표시한다. 즉, 우리(거주자) 입장에선 대외순자산이 늘어났다.
김성준 한은 자금순환팀장은 “비거주자 입장에서 쓰여지기 때문에 반대로 해석하시면 된다”고 설명했다.
거주자의 해외채권 매입 규모가 크게 늘어나면서 자금조달 증가 규모가 크게 늘어난 영향이 컸다. 3분기 국외부분 자금조달 규모는 62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2분기 25조6000억원의 2배가 넘었다.
자금운용 규모도 2분기 12조7000억원에서 3분기 26조원으로 늘었으나, 자금조달 증가세를 넘진 못했다.
국외부문의 자금운용 증가는 우리나라의 ‘대외부채’ 증가를 의미한다. 자금조달 증가는 우리나라의 ‘대외자산’ 증가를 의미한다.
비금융법인은 3분기 순자금조달 규모가 -25조5000억원을 나타냈다. 전분기(-23조7000억원)대비 확대됐다. 순이익 축소, 고정자산 투자 증가 등이 영향을 미쳤다. 일반정부는 세입보다 지출이 더 크게 줄어들면서 전분기 순자금조달(-1조1000억원)에서 순자금운용(+18조7000억원)으로 전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