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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교통사고 합의금을 마련하기 위해 여자친구 부모에게 수면제를 먹인 후 그들의 명의로 대출을 받은 30대 연인이 나란히 처벌받았다.

대구지법 형사12부(어재원 부장판사)는 7일 특수강도 등 혐의로 기소된 30대 남성 A 씨에게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30대 여자친구 B 씨에게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이들은 지난해 2월 2일 향정신성의약품인 졸피뎀을 음료수에 희석한 후 B 씨의 부모에게 마시도록 한 뒤, B 씨의 모친 휴대폰에 삽입된 유심칩 1개와 주민등록증 1장을 가로채 대출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유심칩과 주민등록증을 이용해 5회에 걸쳐 2018만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B 씨의 부모를 상대로 수면제가 담긴 음료수를 마시게 했다는 점에서 범행 수법이 상당히 교묘할 뿐만 아니라 범행 그 자체로 인륜에 반한다는 점에서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특히 A 씨에 대해서는 “사기죄로 인한 누범기간 중에 자숙하지 않고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에서 성행 개선의 의지나 준법의식이 크게 부족하다고 보인다”며 “범행 수익금 역시 A씨가 대부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B 씨에 대해서는 “지능지수가 69점 정도로 일반 평균인에 비해 다소 낮은 지능을 갖고 있는 점 등을 종합했다”고 판시했다.

두 사람은 스마트폰 앱을 통해 만나 2023년 12월부터 교제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