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버그 대사 발언 전언… 김태효 계엄 역할 주목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1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4.12.17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윤석열 대통령이 한 비상계엄 선포를 두고 미국 정부에 ‘반국가세력을 척결하기 위해 계엄 선포가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정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7일 당 ‘내란 극복·국정 안정 특위’ 회의에서 “어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우원식 국회의장 면담 자리에서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 대사로부터 들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정 의원은 전날 블링컨 장관이 우 의원을 방문한 자리에 한미의원연맹 준비위원장 자격으로 참석했다고 한다.
정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헤럴드경제DB] |
정 의원은 “그 자리에 골드버그 대사가 (임기 종료 전)마지막 임무로 배석했는데, 계엄 당일 국가정보원과 외교부 등 국가안전보장회의(NSC)의 온갖 관계자들과 통화를 시도했으나 일체 통화가 되지 않았고, 계엄 해제 이후에도 연락이 되지 않았다고 한다”고 했다. 이어 “그런데 유일하게 계엄 해제 이후인 12월4일 아침 시간에 통화가 된 사람이 NSC 핵심이자 윤석열 대통령의 ‘두뇌’인 NSC 사무처장 김태효”라고 했다.
정 의원은 “김 1차장이 계엄령이 해제된 이후였음에도 불구하고 골드버그 대사에게 ‘(야당의) 입법 독재로 한국의 사법행정 시스템이 망가져, 반국가세력을 척결하기 위해 계엄 선포가 불가피했다’는 강변을 되풀이했고, (골드버그 대사는) 그 이야기를 듣고 경악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어 “지금도 (내란이) 살아서 움직이고 있다는 증거”라며 “제2의 유신을 꿈꾸고 기획한 사령탑, 컨트롤타워에 (민주당 대책 논의를)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 의원은 “이번 금요일(10일)에 외환유치진상조사단이 연천 드론작전사령부를 예비역 장성들로 구성된 자문단과 함께 방문할 것”이라며 “얼마 전 드론사 창고에서 불이 났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평양에 갔다 온 드론들을 태운 게 아닌가 하는 것도 현장에 가서 확인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임기를 끝내고 귀임하는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가 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귀빈실에서 한국 취재진과 약식 인터뷰를 마친 뒤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연합] |
한편 골드버그 대사는 2022년 7월부터 2년 반 동안 주한 미국 대사를 지냈다. 그는 미국 정권 교체와 맞물려 귀임하면서 36년 공직생활을 마치고 은퇴하기로 했다. 7일 오전 미국으로 출국하기 전 인천공항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그는 “지금 한국은 매우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지만, 한국의 민주주의는 위대하고 헌법에 기초해 역경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미는 위대한 동맹을 맺고 있고 양국은 혼란기 속에도 71년 동안 동맹 관계를 지속해 왔다”라며 “미국의 민주주의에도, 또 여러분의 민주주의에도 문제는 있지만 중요한 것은 이 문제들이 민주적이고 헌법적이며 평화로운 수단을 통해 바로잡히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