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新소재’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 특허 압도적 1위…“미래 모빌리티와 시너지 속도”

국내 CFRP 특허 현대차 107건·기아 50건, 압도적 1위
글로벌 특허 순위도 미국 보잉 이어 2위권
작년 4월 日 도레이그룹과 탄소섬유 분야 협력
무동력 착용 로봇 ‘엑스블 숄더’ 등 광범위 활용


‘엑스블 숄더’ 로봇을 착용한 현대자동차·기아 로보틱스랩 소속 연구원이 팔을 올려 모형 차량 하부의 부품을 체결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헤럴드경제=서재근 기자] 현대자동차·기아가 차세대 경량화 소재로 꼽히는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CFRP) 분야에서 국내에서 가장 많은 특허를 출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내연기관차는 물론 수소·전기차와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로보틱스 등 신소재 적용 범위를 확장해 미래 모빌리티 제품 경쟁력과 시너지를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7일 완성차업계와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KEIT)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10년(2014~2023년) 기준 107건의 CFRP 관련 국내 특허를 출원하며 해당 분야 특허 등록 건수에서 1위에 이름을 올렸다. 기아는 50건의 특허를 출원해, 한국생산기술연구원과 공동으로 2위에 올랐다. 현대차·기아 양사 특허 건수를 합하면 모두 157건으로, 다른 경쟁자들을 압도하는 기록이다.

같은 기간 글로벌 특허 출원 순위에서도 현대차는 미국의 보잉(243건)에 이어 2위(177건)에 이름을 올렸다. 이어 일본 토요타(100건)와 도레이 인더스트리즈(94건)가 뒤를 이었고, 기아는 86건으로 6위를 차지했다.

현대차그룹은 CFRP 관련 원료물질·공법·부품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를 진행 중이다. CFRP는 플라스틱에 탄소 섬유를 넣어 강도를 강화시킨 차세대 소재다. 고강도·경량성·내열성·내화학성 등의 특징을 가지며, 소재의 경량화가 요구되는 항공우주·자동차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CFRP 관련 글로벌 시장 규모는 지난 2023년 기준 약 23억달러(약 3조3640억원)에서 오는 2030년에는 418억달러(61조1490억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그룹 역시 다양한 분야에서 이 소재를 적용하는 등 관련 연구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11월 현대차가 최초로 공개한 산업용 착용 로봇 ‘엑스블 숄더’는 CFRP의 대표적인 적용 사례로 꼽힌다. 엑스블 숄더는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의 자체 기술로 개발한 산업용 착용 로봇으로 사용자의 상완(어깨·팔꿈치) 근력을 보조해 근골격계 부담(어깨 관절 부하 최대 60% 감소)을 크게 줄여주는 기능을 한다.

현대차는 이 로봇의 경량화와 안전성 확보를 위해 인장 스프링, 크랭크, 멀티 링크, 내부 프레임 등 근력 보상 모듈에 CFRP를 적용했다.

또한 현대차그룹은 미래 모빌리티에 혁신 신소재를 적용하기 위해 글로벌 기업들과의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앞서 지난해 4월 탄소섬유·복합소재 분야 세계 1위 기업인 일본 도레이그룹과 미래 모빌리티 사업에 혁신 신소재를 적용하기 위한 전략적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1926년 설립된 도레이그룹은 탄소섬유복합재료, 전자정보재료, 의료·의학, 수처리·환경, 수지케미칼 등 다양한 첨단재료 분야에서 고부가가치 제품을 전 세계에 공급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이다. 특히, 도레이그룹의 주력 사업 중 하나인 탄소섬유는 경량화, 강도 및 내열성 등 우수한 물성을 갖춘 소재로 자동차, 항공기 등 모빌리티 분야에 사용되고 있다.

츠네카와 테쯔야(왼쪽부터) 도레이그룹 전무, 오오야 미츠오 도레이그룹 사장, 닛카쿠 아키히로 도레이그룹 회장, 장재훈 현대자동차 부회장, 송호성 기아 사장, 송창현 현대차그룹 AVP본부 사장, 김흥수 현대차그룹 GSO부사장이 지난해 4월 신소재 적용 관련 업무협약식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차그룹은 이번 협력으로 CFRP를 공동 개발해 모빌리티의 성능 향상 및 안전성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SDV(소프트웨어 중심의 자동차)와 항공 모빌리티 분야에서도 혁신을 추진해 궁극적으로 모빌리티 산업의 혁신을 주도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 송창현 현대차그룹 첨단차량플랫폼(AVP) 부문장(사장)은 “모빌리티 솔루션 분야에서 글로벌 리더로서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이번 전략적 파트너십을 적극 활용할 것”이라며 “현대차그룹의 차량 기술 노하우와 도레이그룹의 소재 기술력을 결합해 글로벌 시장에서 퍼스트 무버로서의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앞서 지난 2019년에는 사우디아라비아의 글로벌 종합 에너지 화학 기업 사우디 아람코와 수소에너지 및 저비용 탄소섬유(CF), CFRP 개발 협력 강화를 골자로 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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