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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한 해를 시작하는 시점 남가주 한인은행들은 ▲뱅크런 방지를 위한 지속적인 예금 확보 ▲신규 고객 유치 ▲기존 고객과의 관계 강화 ▲IT를 중심으로 한 개혁과 혁신 ▲지출 비용 절감 등을 목표로 내세웠다. 새해로 넘어가는 시점에서 당시 목표를 평가해 보면 뱅크런의 경우 전년동기 대비 유사한 예금고( 3분기 기준, 283억달러) 수준을 유지함과 동시에 무이자 예금고 증가와 지출감소라는 개선점을 보였다.
일부 은행의 지점 영업망을 확대하는 성과는 있었지만 전반적인 오프라인 지점 감소 트렌드에 따라 전체 지점은 감소세로 돌아섰다.지출 비용은 지난 1년 사이(올해 3분기 기준)직원수가 약 7% 가량 줄어들면서 임금 또한 약 6% 이상 감소했다. IT분야는 한미은행이 온라인 계좌 오프닝 플랫폼을 시작하는 등 전반적으로 고객 서비스가 개선됐다는 평이다.
그밖에 실적을 살펴보면 대출은 3분기 기준 268억5398만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0.72%증가에 그쳤지만 다른 커뮤니티 은행 대비 상업용 부동산의 부실 비율이 낮게 유지되고 있어 금리 인하와 더불어 본격적인 반등을 시작할 수 있는 여력을 갖췄다. 순익도 매분기(전년동기 대비) 감소하는 추세였지만 연말로 갈 수록 그 감소폭이 줄고 있는데 PCB와 오픈 뱅크 등은 순익이 이미 증가세로 돌아섰다. 한인 6개은행의 자산은 총 335억달러로 1년 전에 비해 약 5%가량 줄었지만 이 또한 연말로 갈 수록 감소폭이 개선되고 있고 부실 자산 비율도 극히 낮게 유지되고 있다.
이런 실적을 반영해 월가에서는 한인은행들의 올해 순익이 전년 대비 증가하며 주가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2025년 새해 한인은행들의 주요 관심사는 무엇인지 정리해보자.
●기준 금리
남가주 6개 한인은행 주요 관계자들은 “올해 기준 금리가 1분기 2분기 등 2차례에 걸쳐 각각 25베이스 포인트(0.25%)씩 인하될 것”이라며 ” 이에 따라 상반기 기준 금리는3.75~4%가 되고 하반기에는 집중적인 감세 정책을 펴면서 더 이상의 금리 인하는 없을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이어 “금리를 낮추게 되면 대출 쪽에서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이는 것과 동시에 CD 이자율 등도 낮아져 지출도 아낄 수 있어 수익성도 개선될 수 있다. 또 단 물가 인상폭이 정부의 예상치를 뛰어 넘고 정부의 예산 부족 및 적자 폭이 커지면 금리 인하폭도 예상 보다 낮아지게 되고 이 경우 이에 맞춰 경영 노선을 어느 정도 조정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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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이자 수입
한인은행 관계자들은 올 한해 기준 금리가 인하되더라도 여전히 높은 예금 비용에 따라 순이자 수입 및 순이자 마진 분야에서 기대만큼 성과를 올리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상반기를 지나는 시점까지 수익성이 목표치까지 개선되지 않는다면 추가적인 지점 통폐합과 구조 재조정 등의 카드를 다시 한번 꺼내 들 수 있다는 것이다.
대출은 특히 모기지 분야에서 수요가 증가할 가능성이 높지만 폭증하고 있는 크레딧 카드 부채와 자동차 부채 그리고 물가 상승에 따른 생활비의 부담으로 기대치를 크게 밑돌 수도 있다는 것이 은행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한인은행들이 공을 들이고 있는 기업대출 분야는 영업망 확대에 따라 수요가 늘고 있는 만큼 올 한해 안정적으로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단 관세 인상에 따른 무역 분쟁이 커지고 강 달러가 계속 유지된다면 이 역시 한인은행들로서는 반갑지 않은 뉴스가 될 수 있다.
이외에 한인은행들의 취약 분야인 소비자 대출은 올해에도 개선점을 보이기 어렵다는 것이 솔직한 내부 평가였다.
예금 분야는 시장의 예상과 달리 경우 금리가 하락하더라도 자금 조달 비용이 그에 비례해 감소하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는 예금 조달 비용에 따라 단기 금리의 변동폭을 좌우하는 예금 베타가 일반적인 금리 하락폭을 하회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금리 하락과 무관하게 올해 예금 비용이 전년 대비 2%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지난 5년간 평균치인 0.9%를 2배 이상 상회하는 수치다.
이에 더해 은행이 추가적인 유동성 확보를 원하고 이자율 하락에 반응해 이탈하는 고객이 늘어난다면 은행간 경쟁이 다시 치열해 질 수 있는데 이 경우 예금 관련 수익은 더욱 감소하게 된다.
한인은행 관계자들은 “현재 대출과 예금 금리 간의 최적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내부적으로 예금 관련 지출에 대한 마지노선이 있는데 무조건 대출만을 늘릴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은행의 수익성을 단적으로 나타내는 순이자 마진(은행의 수익에서 자금 조달 비용을 제한 것을 운용 자산의 총액으로 나눠 산출)은 약 3%선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이 대부분이다. 2024년 3분기 기준 한인은행들의 평균 순이자 마진은 정확히 3%로 전년동기 3.29% 대비 0.29%포인트 감소했는데 올해에는 이 수준을 방어하는 것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은행이 수익 1달러를 내기 위해 투입하는 비용의 효율을 의미하는 효율성 (Efficient ratio)은 다른 수치와 달리 낮을 수록 높은 수익을 올림을 뜻한다.올해 3분기 기준 남가주 6개 한인은행의 효율성 수치는 직전분기 63.16%와 전년동기 58.38%에 비해 악화된 63.61%를 기록했다.은행권에서는 최소 목표를 60%로 잡으면서 이를 넘기지 않는 것에 주력하겠다고 전했다. 현재 한인은행 중에서는 CBB(56.51%)와 PCB(57.63%)그리고 한미(59.98%)가 기본 목표치인 50%대를 지키고 있는 반면 호프(69.67%)와 오픈(61.32%). 그리고 US 메트로(76.42%)는 이에 도달하지 못한 상황이다.이밖에 연체, 이중 부실 가능성이 높은 90일 이상 연체의 비율과 부실 처리 및 크레딧 손실 비용을 지난해 수준으로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지출
2024년 감소했던 은행의 지출은 다시 증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인은행 관계자들은 “지난해 지출 감소 목표치에 약 절반 정도를 달성하는 것에 그쳤는데 2025년의 경우 전반적인 지출이 다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라며 “현재 은행 업계의 추세를따라가려면 IT관련 분야에 대한 투자가 필요한데 관련 인력을 확보하려면 높은 임금이 불가피하며 인프라 확보 등을 위한 추가 투자도 필요하다. 여기에 이자가 아닌 연회비나 계좌 관리비 등 각종 비용(fee)에서 발생하는 무이자 수익을 늘리려면 직원들간 경쟁 및 동기 부여가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인센티브와 실적을 바탕으로 하는 보상이 절대적이다. 은행 내부에서 연말 보너스 등 기존한인은행들이 가졌던 장점이 사라지는 상황에서 그 공백을 채우는 보상 시스템이 없다는 지적이 많다”고 전했다.
이어 2024년 상반기 미 은행의 전반적 임금이 전년동기 대비 약 4~5% 가량 증가했는데 올해도 이와 유사한 폭의 임금 상승이 있을 것으로 예상해 이에 대비하고 있다”며 “지출 증가를 상쇄하기 위해 무이자 수입 등을 늘릴 수 있는 고객층 다양화(타 인종커뮤니티)나 현재 지점이 없는 타 지역 진출, 신규 서비스 도입, 기존 무료 서비스의 유료 전환 그리고 서비스 통합 및 분리 등을 통한 비용 변화 등을 연구 중이다”라고 덧붙였다.
●자산 관리 서비스
한인은행 관계자들은 올 한해 고객들을 위한 자산관리 서비스 강화가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자산관리 분야는 은행의 장기 핵심 고객(충성고객)의 지분이 클 수록 성장 가능성이 높고 소비자 금융(크레딧 카드, 자동차 대출)등에 비해 성장 가능성이 높다.현재 미국내 대형 금융기관들이 자산 관리 분야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32% 수준이다.
예금과 대출, 크레딧 카드 등 기타 분야 대비 절반 또는 1/3 수준에 불과한 수치다.
자산 관리 분야는 대출과 예금 등과 연계될 가능성이 높은데다 투자 분야를 다양화 할 수록 항목별 비용 창출이 용이하다.
특히 특별한 위험 없이 꾸준한 소득이 들어오는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한인들의 경우 한번 고객으로 확보하면 이탈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 은행 관계자들의 말이다.
회계법인 딜로이트 등 각종 기관들이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 현재 자신의 자산 관리를 맡기고 있는 업체에 대한 만족도가 36%에 그치고 있는 것도 투자 가능성을 높이는 이유다.
타 기관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과 1:1 맞춤형 서비스를 내세운다면 추가 고객 확보가 가능하다는 평가다.
단순히 자산을 불리는 투자는 물론 세금, 유산 정리, 그리고 은퇴 후 수입 정리 등의 원스탑 서비스 체계를 구축하고 이를 최신 IT 기술과 접목해 해당 고객은 물론 가족 전체를 잠재적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목표로 인프라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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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IT 투자
시티그룹은 최근 연구를 통해 오는 2028년까지 AI가 글로벌 금융업계에 약 2조 달러 가량의 수익 증가를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시티를 제외한 미 대형은행들도 AI 활용으로 업무 효율성이 최소 10~20% 향상됐으며 비용도 약 38% 가량 감소했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전체 은행 중 AI 기술을 활용한 뱅킹 시스템 개선에 대비되어 있다고 밝힌 곳은 25% 수준에 불과하며 한인은행들의 경우 이 비율이 더 낮은 것으로 알려진다. 이는 AI 관련 초기 투자 비용이 엄청난데다 수요에 비해 전문 인력이 턱 없이 부족해 대형 기관이 독식 비율이 높기 떄문이다.
AI는 단순 고객 상담이나 정보 안내 등에 사용되는 것에 그치고 않고 업무 감사나 사기 감지 및 예방, 비용 절감, 그리고 각종 규제와 법률 대응 등에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최근 여러 은행의 문제가 됐던 레드라이닝(인종차별적 대출) 등도 AI를 통한 결정으로 해결 가능한 부분이다.
한인은행들은 장기적으로 AI 및 IT 관련 분야 인력을 충원한다는 계획인데 이를 위해서는 그만큼의 투자도 필수적이다. 따라서 앞으로 수년간은 회계상 마이너스가 일어나더라도 은행장을 중심으로 한 경영진들이 확고한 방향성을 가지고 움직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실례로 최근 중가주 스탁턴 소재 BAC 커뮤니티 뱅크는 자산 8억달러의 소형 은행임에도 불구하고 AI 를 활용한 뱅킹을 전면적으로 내세우고 있는데 현재 이 은행의 앱에 접속하면 고객 상담과 각종 부서간 연결, 그리고 정보 제공 등의 기초 업무를 AI가 처리하고 있다.
물론 AI 관련 투자에도 유의사항은 있다. 미 대형은행의 AI 부서 관계자는 “보통은 AI가 사람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효율성이 높다. 하지만 가끔 AI로 부터 일종의 이상 행동 즉 일종의 에러가 발생하는데 이는 전문가가 아니고서는 파악하기 어렵다”라며 “AI 관련 리스크를 파악할 수 있는 인력이나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충고하고 있다.
AI 업계 관계자들은 “은행 규모와 그 예산에 따라 활용 가능한 분야를 좁히고 이에 집중 투자해 성과를 거둔 다음 점점 그 적용 비율일 높이는 것이 좋다”며 ” 규모가 작은 은행간 컨소시엄을 결성해 AI 투자 및 관리를 함께 하는 방법도 있다. 단 이 경우 은행간 투명한 정보 공유가 필수 조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운영 시스템 업그레이드
한미와 PCB 등 한인 은행들은 지난 수년간 기본 시스템 및 앱 업그레이드를 진행했다. 업그레이드 과정에서 구 사양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등의 불편 사항이 있었지만 해킹 방어나 서비스 개선 등을 위해 필수적인 조치였다.한인은행 관계자들은 올해도 기본 시스템 및 앱에 대한 꾸준한 업그레이드는 물론 정보 저장을 위한 클라우드 확보 등의 연계조치도 계획 중이다.
●추가 인수 합병 및 한국 진출
뱅크오브호프와 하와이 테레토리얼 뱅크와의 합병이 주주 승인을 거쳐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면서 2025년 2분기 안에 마무리될 전망이다. 테레토리얼 뱅크 이외의 협상은 아직 구체적인 진전 상황이 보이지 않는다.
만약 한인은행이 합병을 진행한다고 가정할 경우 지역적으로는 텍사스와 조지아가 우선 순위로 꼽힌다. 조지아 주의 경우 다수의 로컬 한인은행이 존재하고 있지만 여전히 추가 성장의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한미의 경우 조지아 주 론센터는 물론 신규 지점 오픈이 예정돼 있고 PCB도 모기지 웨어하우스 렌딩과 대출 사무소를 운영 중으로 지역 은행과의 합병 여력을 갖추고 있다.
조지아 주를 제외하면 텍사스와 뉴저지, 그리고 워싱턴 주가 후보 지역으로 분류된다.
한국 사무소 개설을 통한 시장 진출은 호프와 한미 이외에는 아직 어렵다는 평가다.
한국 영업망울 통해 미국 진출 한인 기업 및 자산가들의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 매력적이지만 현재 한인은행들의 규모상 서울 사무소 진출에 실용성 대해서는 아직 긍정 보다는 부정적 반응이 더 크다.한미에 앞서 이미 수년 전 한국에 진출한 뱅크오브호프 역시 지금까지 눈에 보이는 성과는 내지 못하고 있다.최한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