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겜2’ 위하준 “어릴 때부터 도박·유혹에 거부감…건전한 삶은 자부심”[인터뷰]

빚더미 청년세대 증가…‘오겜’으로 경각심 줘 다행

법과 질서는 지켜야 하는 것…투자 전에 경제 알아야

‘무능력하다’는 비판 알아…시즌3 준호 활약할 것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오징어게임의 황준호를 연기한 배우 위하준을 만났다. [넷플릭스 제공]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절망보다 희망이 더 커야할 나이, 아직 이 땅의 모든 좌절을 마주하지도 않은 때에 벼랑끝으로 내몰린 청춘들이 있다. 일확천금을 꿈 꿨고, 자극의 끝을 좇다 도달한 곳이었다.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 시즌2가 품어낸 주인공들. 사업에 실패한 중년들이 대거 ‘오징어게임’에 참가했던 시즌1과 달리 가상화폐, 마약 등의 문제로 삶의 구석으로 몰린 MZ세대(밀레니얼+Z세대)는 시즌2를 이끌어가는 한 축을 맡는다.

“다양한 돈벌이 수단이 많이 생겼지만 그만큼 젊은 나이에 크게 실패하고 어마어마한 빚을 진 청년들이 많아진 것 같아요. (황동혁) 감독님이 실제 MZ 배우들을 기용해 메시지를 전하며 경각심을 불러일으킨 것 같아 개인적으로 좋았어요.”

게임 세계관 안으로 들어가 ‘사라진 형’을 찾아다니는 준호를 연기한 배우 위하준 역시 1991년생. 밀레니얼 세대인 그가 바라보는 오늘의 모습도 ‘오징어게임2’의 세상과 다르지 않았다.

위하준은 “연기자로 데뷔하기 한참 전인 10대 때부터 술이나 흡연을 비롯한 중독에 대해 늘 예민했던 것 같다”며 “왜 인지는 모르겠지만 법과 질서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 공고했다”고 돌아봤다. 유혹은 다양한 얼굴로 도처에 널려 있었지만, 그가 다른 길로 빠지지 않은 것은 ‘친구들’ 덕분이었다고 한다.

“학창시절 뿐만 아니라 20대때 친구들, 같이 연기를 시작한 친구들도 모두 유혹을 뿌리치려 노력하는 건전한 친구들이에요. 이 친구들은 저의 자부심이기도 해요. 다짐한 것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오징어게임’ 속 참가자들과 달리 다행히 금전적 사기를 당한 경험은 없다고 한다. 직접 수입을 관리하면서도 경제· 재태크 쪽으로는 관심이 크지 않아서다. 그는 “작년부터는 경제 신문도 읽고 공부를 하고 있다. 투자를 하려고 해도 제대로 알고 시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구태여 뉴스를 보지 않고도 극심한 불황은 배우라는 직업을 통해서도 체감한다. 그는 “평소 제가 몸 담고 있는 이 분야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한다. 전반적으로 경기가 어렵다보니 영화, 드라마 등 콘텐츠 내수시장도 상황이 좋지 못하다”며 “한국 경제가 다시 성장하고 일어서서 문화적으로도 더욱 윤택해졌으면 좋겠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긍지를 믿는다”고 소망했다.

[넷플릭스 제공]

오징어게임은 그런 의미에서 ‘아웃라이어’다. 넷플릭스 사상 최고 인기 콘텐츠이자, 전 세계에서 신드롬에 가까운 사랑을 받은 K-콘텐츠다. 수요의 한계에 직면한 한국 내수시장, 기존 K-콘텐츠가 굳건히 뿌리내린 동아시아와 북미 지역을 넘어 유럽 전역을 두루 강타했다.

위하준이 연기한 황준호는 ‘오징어 게임’의 키맨인 ‘프론트맨’ 황인호(이병헌 분)의 동생이다. 그는 “프론트맨은 준호 입장에서 가장 큰 딜레마다. 인호의 친동생이지만, 동시에 범죄집단의 리더를 쫓는 형사 아닌가. 실제로 연기하면서도 가장 어려웠던 부분”이라며 “그래서 기훈이 프론트맨의 얼굴을 봤느냐고 물었을 때도 모른다고 한 것이다. 준호는 누구보다 먼저 인호를 만나 그간의 이야기부터 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시즌1에선 형을 찾기 위해 핑크가드로 게임 안에 들어갔지만, 시즌2에선 망망대해를 떠다니며 이렇다할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활약없이 섬을 헤매고 있는 동안 시청자들은 ‘갑자기 무능력해졌다’, ‘바다에서 계속 뭐하는 것이냐’는 질타도 나왔다. 위하준은 시즌3에선 더이상의 ‘도시어부’는 없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는 “(시즌2에선) 게임 진행을 위한 시간을 벌어주는 역할을 해야했다. 박 선장의 정체가 밝혀지는 기능적 부분에서도 준호의 헛발질이 필요한데, 시청자 입장에선 아쉽게 느껴질 수 있다”며 “시즌3에선 준호와 박 선장 사이의 갈등이 좀 더 다이내믹하게 그려져 ‘도시어부’는 이제 없을 거다. 바다는 물론 바다 외에서의 스토리도 훨씬 더 밀도있게 전개될 것이니 기대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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