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7일째인 4일 오후 무안국제공항 사고 현장에서 경찰특공대원 및 과학수사대원 등이 마무리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참사로 희생된 태국인 중 한 명의 유골이 고향의 가족 품에 안겼다.
7일(현지시간) 주태국 한국대사관과 타이PBS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전날 오후 태국인 희생자 A씨의 유골이 태국의 유가족에게 인도됐다.
박용민 주태국 대사와 제주항공 관계자가 우돈타니 국제공항에서 유가족에게 유골을 인도했다.
A씨의 아버지는 “딸아, 이제 집에 도착했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그는 “집안의 기둥인 하나뿐인 딸이 비행기에서 내려서 걸어오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며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심장이 아픈 A씨 아버지는 사고 소식을 들은 뒤에도 한국을 찾지 못했다. 먼 거리를 이동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유가족은 우돈타니주 넝우아써 마을에서 전통 장례식을 치른 뒤 유골을 안치할 예정이다.
박 대사는 “한국 정부와 국민을 대표해 애도를 표하며 이러한 비극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A씨 유가족에게 지원을 약속하며 희생자를 추모했다.
제주항공 참사 희생 태국인 유가족. [타이PBS 유튜브 캡처] |
앞서 지난달 29일 오전 태국 방콕발 제주항공 7C2216편 여객기가 무안공항에 동체 착륙을 시도하다가 공항 시설물과 충돌, 승무원 2명을 제외한 탑승객 179명이 사망했다. 희생자 가운데는 태국인 2명이 포함됐다.
결혼 후 전남에 자리 잡은 A씨는 지난달 초 남편과 함께 고향을 방문하고 한국으로 돌아가던 중 사고를 당했다. 남편은 그보다 일찍 귀국해 사고를 피했다.
A씨 남편은 “무안 공항으로 오는 비행기를 타기 전에 아내와 통화를 했다. ‘내일 아침에 보자’고. 그렇게 평소처럼 통화를 했다”며 “금방 집으로 올 줄 알았는데 그게 마지막이 될 줄 생각지도 못했다”고 슬퍼했다.
한편 또 다른 태국인 희생자 B씨는 지난 5일 해남 한 장례식장에서 발인식이 치러졌다.
대학생이었던 B씨의 유해는 한국 내 추모공원에 안치 후 추후 고국 이송 여부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