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통곡할 일 아니다” 김홍신 작가 ‘탄핵글’에 고통 호소…“정말 못참겠다”

‘인간시장’ 김홍신 작가 [연합]


[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베스트셀러 ‘인간시장’을 쓴 김홍신(78) 작가가 “보통 통곡할 일이 아니다”라며 고통을 호소했다. 자신의 이름을 사칭한 ‘탄핵 비난글’이 확산되며 작가의 양심을 의심받는 지경에까지 이르러서다.

김 작가는 8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최근 ‘현자 김홍신의 외침’이라며 “국민의힘은 절망하지 말라”는 제목으로 온라인상에 유포된 가짜 글을 언급했다.

김 작가는 “지난해 12월 9일 밤 법륜 스님과 필리핀 민다나오로 봉사활동을 갔는데 10일 밤부터 한국에서 ‘당신이 진짜 썼냐’는 연락이 오더라”며 “13일 하산한 뒤 어마어마하게 글이 돌고 있다는 걸 뒤늦게 알았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이미 윤석열 퇴진과 구속까지 주장한 사람인데 이런 글을 배포할 까닭이 없다”며 “저는 저를 소개할 때 ‘소설가 김홍신’이라고 하지 ‘작가 김홍신’ 이렇게는 절대 안 한다. 이것만 봐도 가짜 글을 쓴 사람은 뭔가 착각하고 작정하고 이런 못된 짓을 한 것 같다”고 불편해했다.

해당 글에는 ‘부정선거로 국회를 장악한 주사파 민주당이 예산안을 독점해 나라를 파탄지경에 이르게 한다’ ‘대통령 고유권한인 비상계엄을 빌미로 대통령을 몰아내려고 하는 모든 것들이 이재명 징역형과 구속에 맞춰져 있다’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와 관련해 김 작가는 “3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을 성녀, 아름다운 여성으로 칭송하는 허위 글, 2년 전 민주당과 문재인 전 대통령, 이재명 대표, 임종석 실장, 탁현민 비서를 지독하게 비판하는 허위 글로 고통받았다”며 “그 두 번은 정말 참았지만 이번은 정말 못 참겠더라”고 밝혔다.

이어 “다음에 또 제 이름을 도용해서 이런 짓을 또 할 것 같아 이번에 버르장머리를 고쳐야 되겠다 싶어 고소를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글의 수준에 대해선 “여기저기서 괜찮은 글 3개를 모아서 제 이름으로 퍼뜨린 것 같다. 짜깁기 능력이 아주 대단하더라”며 “극우에서 제일 유명한 유튜버는 제가 항의하니까 ‘이 정도 글은 김홍신 아니면 못 쓴다’고 우기더라”고 어이없어했다.

이어 “이 글 3개를 쭉 비교 해봤더니 제가 봐도 글은 비교적 잘 썼더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그러면서 김 작가는 “돌아가신 이어령 선생이 어느 날 저를 불러 ‘나이 먹을수록 작가적 양심을 지키려면 정치적 발언보다는 소설 등을 통해 김홍신다운 글을 쓰는 게 좋겠다’고 해 2022년부턴 아예 정치적 색채가 담긴 글을 쓰지 않고 있다며 거듭 억울함을 호소했다.

또 “(이번 가짜 글로 인해 많은 이들이) 김홍신의 작가적 양심을 의심하고 있다. 평생 작가로 살면서 지켰던 소신과 강직성 때문에 그동안 제가 당했던 고통이 있었다”며 “이런 것들이 (한꺼번에) 무산되는 것 같아 보통 통곡할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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