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명적이고 파괴적인 강풍” 경보…남가주 일대 7,8일 이례적인 악천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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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기상청의 공식 SNS(X)에서 남가주 지역에 ‘치명적이고 파괴적인 폭풍’ 경보가 내려져 있다.<국립기상청 X계정 캡처>

남가주 지역에 최고 시속 100마일(약 160km)에 달하는 ‘치명적이고 파괴적인 강풍’이 동반된 폭풍경보가 내려졌다.

국립기상청에 따르면 로스앤젤레스(LA)와 벤추라 카운티 일부 고지대에서는 최대 100마일에 이를 수 있는 강풍으로 인해 산불 위험이 높아졌다며 남가주 대부분의 지역에 적색경보를 발령했다. 이미 7일 오전부터 LA 북서부지역을 관통하는 샌 가브리엘 산맥 인근 매직마운틴 지역에서는 시속 70마일에 달하는 강풍이 불었고, 샌 퍼난도 밸리에서도 63마일짜리 강한 바람이 불어닥친 것으로 관측됐다.산타모니카 산맥과 시미 밸리에서도 시속 50마일 이상의 강풍이 기록됐다.

기상청 예보관들은 이같은 강한 바람은 7일 오후부터 8일 오전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강력하게 피해를 입히고 잠재적으로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는 바람이 남가주 지역을 강타하고 있다”라고 경고했다.

소방당국은 이같은 기상 예보에 따라 산불에 대비, 소방차 45대를 추가 배치하고 북가주 지역 관할 소방당국으로부터 추가 소방차와 인력 지원을 요청했다.

국립 기상청의 기상학자 라이언 키텔 연구원은 “남가주 지역에 건조한 해상 바람을 가져오고 있기는 하지만 전형적인 산타 애나 바람 현상은 아니다”라며 “7일부터 샌디에이고 카운티 남쪽에서 샌타바바라 카운티까지 9일까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강풍으로 인해 나무가 쓰러지고 정전과 구조물에 국지적인 피해가 발생할 수 있으며 대형 굴착 장비, 트레일러, 모터홈이 넘어질 가능성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기상청 예보관들은 특히 샌 가브리엘 산기슭과 계곡에서 매우 파괴적인 바람을 일으킬 수 있는 돌풍을 경고했다.

이 돌풍현상은 산 경사면에서 빠르게 내려오다가 평지에 부딪히면서 강도를 높여 매우 강하고 위험한 바람이 순간적으로 ‘폭발’할 때 발생한다는 게 기상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 강풍은 지난 2011년 11월과 12월 패사디나, 알타데나를 비롯한 LA 북동부 지역에 심각한 피해를 입히고 40만 명 이상의 주민이 며칠 동안 정전으로 불편을 겪었던 폭풍 이후 가장 강력한 강풍이 될 수 있다고 기상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특히 샌 가브리엘과 샌 퍼난도 산기슭, 시미 밸리, 벤추라 카운티 동부 계곡을 포함한 118번과 210번 고속도로 통로에서 시속 80~100마일에 이르는 돌풍성 바람이 가장 강할 것으로 예상돼 해당 지역 주민과 운전자들에게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기상청에 따르면 동쪽의 실마, 포터 랜치, 샌퍼난도 산기슭 지역인 라크레센타, 알타데나, 몬로비아, 아주사, 글렌도라가 특히 위험스러운 지역이라고 꼽았다.

기상청은 주민들에게 느슨한 물건을 고정하고 7~8일에는 여행 계획을 변경할 것을 권했다. 또 필요한 전자제품과 발전기를 충전해두고 나무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주차하는 한편 나무 가까이에 가지 말도록 당부했다.

에너지기업 서든 캘리포니아 에디슨(SCE)은 LA, 벤추라, 리버사이드, 샌버나디노 등 주요 카운티의 40만명 이상의 고객에게 7일과 8일 전력공급이 중단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샌디에이고 가스 & 일렉트릭은 7일부터 샌디에이고 카운티 내륙에 위치한 6만 명 이상의 고객에 대한 전력 차단을 검토하고 있다.

해변지역인 말리부 공립학교는 7일 ‘위험한 기상 조건’을 이유로 휴교령을 내렸다고 교육청은 밝혔다.이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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