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보다 1.8배 비싼 미국빵…식품사의 이유있는 해외 공략 [푸드360]

파리바게뜨 크루아상 한국 2300원-미국 3926원

K-라면은 한국보다 두배 가까이 높은 가격 판매

현지 생산비 등 물가 고려…해외 매출은 ‘훨훨’

 

지난해 12월 20일(현지시각) 캐나다 밴쿠버에 오픈한 파리바게뜨 코퀴틀람점. [파리바게뜨 제공]

지난해 12월 20일(현지시각) 캐나다 밴쿠버에 오픈한 파리바게뜨 코퀴틀람점. [파리바게뜨 제공]

[헤럴드경제=정석준 기자] 국내 식품사가 해외에서 판매하는 제품의 가격이 국내보다 1.5배에서 많게는 2배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원자재와 물류비용에 현지 물가를 반영한 가격이지만, 식품사에는 해외 매출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식품업계에 따르면 SPC가 운영하는 파리바게뜨가 판매하는 크루아상의 가격은 2023년 기준 국내가 2300원, 미국이 3926원이다. 바게트는 한국이 3600원, 미국이 4277원으로 책정됐다. 우유식빵 역시 각각 3400원, 6227원으로 1.8배 차이가 났다.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K-라면도 마찬가지다. 삼양식품 불닭볶음면은 1봉지 기준 미국 대형마트에서 1.6달러(약 2330원)에 팔린다. 중국은 7.58위안(약 1500원), 일본은 218엔(약 2000원)이다. 모두 국내 판매가(1250원)를 훌쩍 웃돈다.

농심 신라면은 미국에서 1봉지 기준 1.2달러(약 1745원)에 판매된다. 국내(950원)보다 1.8배 비싸다. 농심은 삼양식품과 달리 현지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해 물류비를 절감하고 있지만, 현지 물가와 원자재 등 제반비용을 고려해 책정했다고 설명했다.

빙그레가 미국에서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으로 생산하는 메로나 가격도 국내와 다르다. 빙그레에 따르면 국내 대형마트 기준 메로나 8입팩은 5600원에 판매 중이다. 이와 달리 미국에서는 평균 6.99달러(약 1만166원)에 팔리고 있다.

미국 소비자가 신라면을 즐기고 있는 모습. [농심 제공]

미국 소비자가 신라면을 즐기고 있는 모습. [농심 제공]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최종 판매 가격은 각 채널에서 정하기 때문에 유통 과정에 따라 판매 가격 편차가 큰 편”이라며 “나라마다 세금 적용 기준이 다르고, 최근에는 고환율까지 겹쳐 가격 차이가 더 벌어진 측면도 있다”고 전했다.

정부의 압력으로 원부자재 상승분을 가격에 포함하지 못하는 국내와 달리, 해외에서는 상대적으로 정상적인 책정이 이뤄진다는 시각도 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원재료 수입 의존도가 높은 식품업계의 특성상 고환율 시기에 제조 비용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면서 “적절한 수익 구조를 고려해 가격을 책정해야 하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각 국가의 사정을 고려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한편 국내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해외 판매가격은 기업 실적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친다. ‘불닭볶음면’ 열풍을 업은 삼양식품이 대표적이다. 삼양식품의 영업이익률은 2023년 12.37%였지만, 지난해 1~3분기 연속 20%를 웃돌았다. 올해는 더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빙그레도 ‘메로나’ 인기 덕분에 영업이익률이 2022년 3.11%에서 2023년 8.05%로 치솟았다.

식품사도 장기적으로 해외 매출 확대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농심은 올해까지 해외 매출 비중을 50%까지 끌어올린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지난해 3분기 농심의 해외 매출 비중은 37.7%였다. 삼양식품은 2027년 중국에서 첫 해외 생산 기지를 가동한다. 삼양식품의 지난해 3분기까지 수출액은 9638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77%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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