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때렸더니 보복당했다”…극우인사도 ‘엑스’ 정지

‘트럼프 지지자’인 극우 인사들
머스크 비판했더니 엑스 차단 주장
보수 인사들 머스크 비판 의견 늘어

미국 극우 인사인 로라 루머(왼쪽)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엑스 프로필 캡쳐, AFP]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행보에 비판 여론이 거세지는 가운데 머스크를 비판한 미국 보수 인사들이 엑스(X, 옛 트위터)를 통해서 보복 당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최측근인 머스크는 자신이 보유한 엑스를 통해서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극우 인사힌 로라 루머는 지난달 26일 H-1B 비자를 두고 머스크를 비판하는 글을 쓴 뒤 엑스 계정이 정지됐다. 트럼프 당선인의 전용기를 탈 정도로 트럼프의 총애를 받는 극우 인사 루머는 엑스에서 팔로워 120만명을 보유 중이다. 지난해 대선에서는 각종 가짜 뉴스를 퍼트려 트럼프가 실제로 TV토론에서 “그들(이민자)은 개와 고양이를 잡아먹는다”는 루머의 발언을 따라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외국인 기술 노동자를 위한 H-1B 비자 프로그램을 두고 머스크와 갈등을 빚었다. H-1B 옹호자인 머스크가 “나는 H-1B의 신봉자다”라고 말하자 루머는 머스크를 향해 “트럼프 당선인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에 대한 모욕이다”고 비난했다. 또한 루머는 머스크가 중국과 가까운 관계라며 “그가 미국 정부에 영량력을 행사하는 것이 맞냐”고 지적했다.

발언 이후 엑스는 루머의 계정을 12시간 동안 정지시켰고, 광고 수익 창출이 가능한 ‘체크 표시’도 삭제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전용기를 탈 정도로 트럼프의 총애를 받는 극우 인사 로라 루머는 엑스에서 팔로워 120만명을 보유 중이다. [로라 루머 엑스]

같은 트럼프 지지자들로 구성된 정치 행동 위원회인 보수당 PAC의 프레스턴 파라 위원장도 머스크를 비판하고 체크를 잃었다고 NYT는 전했다. 파라 위원장도 H-1B를 옹호하는 머스크를 향해 “나는 트럼프에 투표했지, 일론에게 투표하지 않았다”고 말한 바 있다.

덴마크 극우 인사인 아나스타샤 마리아 루피스도 지난달 30일에 머스크를 비난한 후 체크 표시를 잃었다. 루피스는 머스크에 대해 “본인이 위대한 구세주인 것처럼 행동하지만 그는 돈과 권력 같은 이기적인 욕망에 따라 움직인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후 체크 표시는 복구됐지만 머스크에 대한 일부 보수 인사들의 불만은 계속되고 있다. 그동안 트럼프 당선인에게 각종 의제를 제안했던 보수 인사들이 머스크에게 밀리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NYT는 “일부 우파 인사들은 이제 (머스크에게) 속았다고 느끼며 자신의 의제가 머스크의 의제에 밀려날까 봐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찰리 커크, 스티븐 K 배넌 등 유명 보수 인사들도 머스크에게 등을 돌리고 있다. 특히 머스크가 최근 ‘영국의 트럼프’로 불리는 나이젤 패라지 영국개혁당 대표에 대해 “개혁당은 새 대표가 필요하다. 나이젤 패라지는 그만한 자질이 없다”고 맹비난하면서 보수 인사들과 더욱 틀어졌다고 NYT는 전했다. 패라지 측근인 미국 극우 인사 라힘 카삼은 머스크를 맹비난하며 “그는 바보다”고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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