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 신동윤 기자 제작]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증권사에서 내놓는 목표주가를 사실 곧이 곧대로 믿진 않고 참고만 하고 있었는데, ‘6만전자’ 목표주가는 너무한 것 아닌가요.” (온라인 커뮤니티)
지난해 4분기 시장 기대치에 한참 못 미치는 잠정 영업이익을 기록한 삼성전자에 대해 국내 증권사들이 실적 전망치를 잇따라 내려잡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에 대한 목표주가로 ‘6만전자(삼성전자 주가 6만원대)’를 제시한 증권사까지 나오며 ‘삼전개미(삼성전자 소액 개인 투자자)’들의 속앓이가 심해지는 모양새다.
송명섭 iM증권 연구원은 9일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기준 7만1000원에서 6만8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삼성전자에 대한 목표주가로 6만원대를 제시한 사례는 올 들어 이번이 처음이다.
송명섭 연구원은 “올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전년 대비 36% 감소하는 21조원”이라며 “시장의 현재 컨센서스(전망치)는 아직 지나치게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실적에 대한 시장 전망치 평균은 33조1000억원이다. 송명섭 연구원이 제시한 수치는 컨센서스와 비교했을 때 10조원 넘게 낮은 수준이다.
그는 “이러한 실적 컨센서스의 주요 논거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오는 3분기부터 재상승할 것이라는 가정”이라며 “하지만 지난해 말까지 약 1년 반에 걸쳐 스마트폰, PC 재고가 지속해 증가했고 고객들의 레거시 메모리 반도체 재고 역시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3분기부터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재상승한다면 이번 (가격) 하락 사이클의 지속 기간이 2개 분기에 불과하다는 의미”라며 “지난 20년간의 반도체 상승·하락 사이클의 지속 기간이 모두 1.5~2년이었음을 감안하면 (이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즉 반도체 가격 하락세가 시장 예상보다 길어질 것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이미 밸류에이션 하락에 따라 (이 같은 낮은 기대에 대한) 주가 반영이 상당히 진행돼왔으나, 실적 컨센서스 하향에 따른 주당 가치의 하락이 향후 주가의 본격적인 상승을 제한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앞서 전날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6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30.5%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다만 직전 분기인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하면 영업이익은 29.19%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증권가 전망치를 큰 폭으로 밑돌았다. 증권가에서는 당초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으로 10조원 안팎까지 예상했다가 최근 전망치를 7조원대까지 낮춰 잡았다. 하지만 잠정치는 하향 조정된 전망치에도 미치지 못했다.
삼성전자 잠정실적 발표에 앞서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실적 예상치를 낮춰잡으며 7만원대 목표주가를 제시한 바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날 기준 삼성전자 목표주가 컨센서스는 7만7520원이다.
다수의 국내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올해 실적이 작년보다 개선될 것이란 데 무게를 두고 있다. 메모리 재고가 줄고 있으며 스마트폰 수요 회복이 기대된다는 이유 때문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1분기부터 고객사와 제조사가 보유한 범용 메모리 재고가 줄어 2분기부턴 수급이 개선될 전망”이라며 “중국 이구환신(낡은 가전제품 교체 시 보조금 지급 정책) 지원 범위가 스마트폰까지 확대돼 3월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이후 중국 스마트폰 수요 회복이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1분기 중 엔비디아 HBM3E(5세대 고대역폭메모리) 12단 제품의 최종 품질 승인이 예상되고, 파운드리 사업은 생산라인 재조정과 효율화로 하반기부터 작자가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고 강조했다.
모든 악재가 이미 주가에 선반영된 상황이란 점에서 삼성전자 주가가 추가로 급락세를 보일 확률이 낮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삼성전자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배를 밑돌며 ‘역사적 저점’을 기록 중이다.
한편,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작년 6월 30일 기준 삼성전자 소액주주수는 424만7611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