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중국 주식시장 상승 기대”
채권 대비 높아진 투자 매력도·트럼프 1기 대비 완화된 대중 견제
2018년보다 강해질 재정정책+통화정책 강도
지난 2019년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만난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로이터] |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트럼프 2기 출범하면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는 바로 ‘대(對)중국’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오랜 기간 중국 견제를 내세우며 높은 관세를 부여하겠다는 목소리를 여러 차례 내고 있다.
두 국가 간 눈치 싸움이 치열한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1분기 중국 주식은 상승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NH투자증권은 9일 보고서를 통해 중국 주식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세 가지를 꼽았다.
첫 번째 이유는 ‘채권 대비 높은 투자 매력도’다. 박인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24년 12월 이후 중국 경기 내 부양책 효과가 일부 가시화되고 있음에도 중국의 10년물 국채 금리는 가파르게 하락했다”며 “국채 금리 하락은 2025년 금리 인하까지 반영한 것으로 판단해 현재 채권시장과 비교하면 주식시장의 투자 매력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연구원은 “MSCI China 지수 기준 일드갭(주식기대수익률에서 채권수익률(국고채 10년물 금리)을 뺀 것)은 5년 평균치의 +2 표준편차 수준에 근접한다”며 “기타 신흥국과 비교해도 중국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이 낮다”고 봤다.
박 연구원은 ‘미국의 완화된 대중 견제 강도’를 두 번째 이유로 꼽았다. 그는 “최근 트럼프의 행보를 보면 1기 때와 달리 포커스를 대중국 제재에만 두고 있지 않다”며 틱톡 금지법을 반대하고 있는 트럼프의 모습에 “의외”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는 유럽·아메리카·일본 등 권역/국가에 대한 불편한 심경, 여러 글로벌 협약조직 탈퇴 등 다방면적인 제재 의견을 내놓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오히려 대중국 관세 부과 언급 이후 트럼프 당선인의 대중국 언급 관련해서는 긍정적인 시그널이 더 많았다. 지난 12월 24일 플로리다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미·중이 손을 잡으면 세계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발언한 것이 대표적인 예시다.
박 연구원은 “결과적으로 트럼프가 취임 초기에 해결해야 할 외교 사안이 많아 오히려 미·중 관계는 개선될 여지가 남아있다”고 판단했다.
현재 중국은 트럼프 1기 때와 다른 경기 부침을 겪고 있다. 따라서 박 연구원은 중국 주식에 주목할 세 번째 이유로 ‘2025년 재정과 통화정책 공조 기대감 유효’를 말했다.
그는 “트럼프 1기 당시 중국의 부동산 경기와 물가 수준은 양호했지만 현재 중국은 장기 디플레이션을 겪고 있다”며 “중국에는 현재 2025년 재정지출 확대와 금리 인하 단행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중국 금융당국은 보다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시행할 수밖에 없는 입장으로, 2025년 기준금리 및 정책금리 40bp(1bp=0.01%포인트) 이상을 인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 연구원은 중국 주식시장에서 1분기 주가 수익률이 높은 일명 ‘캘린더 효과’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그는 “해당 시기에는 은행 간 시장 단기 금리가 낮아지며 기관들의 자금 집행과 상품 발행이 주로 이뤄지고, 춘절 계절성 때문에 1~2월 실물 지표는 3월에 일괄적으로 발표돼 3월 양회 전의 안정 기조 및 정책 기대감 등도 영향을 미친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2025년 중국 주식시장 캘린더 효과는 성장주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했다. 구체적으로는 반도체·2차전지·로봇·인공지능(AI)를 기대되는 성장주로 선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