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석(왼쪽) 현대모비스 사장과 칼 람프레히트 독일 ZEISS 최고경영자(CEO)가 ‘홀로그래픽 윈드쉴드 투명 디스플레이’ 전시품을 살펴보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현대모비스 제공]

[헤럴드경제(라스베이거스)=한영대 기자] 현대모비스는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5에서 차량 앞 유리창(윈드쉴드)을 활용한 ‘홀로그래픽 윈드쉴드 투명 디스플레이’ 기술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현대모비스는 이 기술을 기아 전기차 EV9에 적용,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에게 색다른 사용자 경험을 제공했다.

홀로그래픽 윈드쉴드 투명 디스플레이 기술은 차량 전면 유리창 어디에나 이미지나 동영상을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이는 HOE라는 광학 소자를 활용한 특수 필름을 사용하기에 가능하다. 일반적인 스크린과 달리 빛의 회절(휘어져 도달하는 빛의 파동 현상) 원리를 이용하는 이 필름은 프로젝터에서 투사된 이미지나 영상을 차량 운전석과 조수석에 탑승한 사람의 눈 위치로 효율적으로 전달해준다.

이 같은 특성 때문에 필름을 적용하는 위치에 따라 어디에나 자유롭게 투명 디스플레이를 구현할 수 있다. 현재 공개된 차량용 디스플레이 기술 가운데 사용자 필요에 따라 차 유리창 전체를 스크린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은 홀로그래픽 윈드쉴드 투명 디스플레이가 유일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현대모비스가 선보인 신기술은 물리적인 장치 없이 차량 유리창이 그대로 스크린이 된다. 기존 운전석과 조수석에 장착됐던 디스플레이 장치는 모두 사라진다. 대신 앞 유리창 하단에 각종 콘텐츠들이 선명하게 구현된다. 바깥에서 보면 그냥 투명한 유리창이지만 안에서는 온갖 정보가 생생히 전달된다.

현대모비스는 아직 양산 사례가 없는 신기술을 세계적인 광학 기업 독일 ZEISS와 공동 개발하고 있다. 양사는 기술 시너지를 극대화해 내년 상반기 선행 개발을 완료한 후 이르면 2027년부터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양사 간 협업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과 칼 람프레히트 ZEISS CEO는 현대모비스 CES 전시 부스에서 만나 양사간 파트너십을 강조했다. 양사는 차량 전면 유리창을 활용하는 디스플레이 기술 외에도 ▷차량 내 운전자와 승객 감지 모니터링 시스템 ▷차량용 증강현실(AR) 디스플레이 등 사업 협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현대모비스 CES 부스 전경. [현대모비스 제공]

현대모비스는 차량용 프리미엄 디스플레이 기술 경쟁력을 지속해서 강화하고 있다. 대화면, 고화질, 슬림화를 특징으로 하는 QL디스플레이 외에도 ▷34인치 초대형 커브드 화면이 움직이는 ‘스위블(가변형) 디스플레이’ ▷위아래로 돌돌 말리는 ‘롤러블 디스플레이’ 등 차량 디스플레이 분야 고급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보하고 있다.

이규석 사장은 “시장 선도 기술 경쟁력과 고부가가치 핵심 제품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을 적극 공략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신기술을 선제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모비스는 올해 CES에서 글로벌 고객사 관계자들을 부스로 대거 초청해 고부가가치 핵심 제품군을 중심으로 공격적인 영업을 전개했다.

현대모비스는 글로벌 고객사 약 18곳을 초청해 30회 이상의 미팅을 진행했다. 고객사 맞춤 영업을 위해 CES 전시부스에 별도의 프라이빗존을 마련해 전략 제품 16종을 전시하고 글로벌 수주 대응을 위한 현장 밀착형 영업 활동을 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