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기부액 2억달러 역대 최대
고액 기부자도 VIP 티켓 못 받아
기부 열풍에 사이트도 조기 폐쇄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오는 20일(현지시간) 열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2기 취임식’에 기부금이 2억달러(약 2916억원) 가까이 모인 것으로 나타났다. 역대 최고 기부액이 몰리면서 100만달러(약 14억원)을 내고도 VIP 티켓을 받지 못해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후원자도 생길 전망이다.
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익명의 소식통 5명을 인용해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식 위원회는 현재까지 1억7000만달러 이상을 모금했고, 총 기부금이 2억달러에 가까워졌다고 전했다. 1기 취임식 모금액인 1억700만달러를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2021년 조 바이든 취임식 기부금 6200만달러와 비교했을 때 3배에 육박한 수치다.
해당 소식통은 예상치 못한 ‘기부금 행렬’에 “100만달러 기부자조차 일부는 대기자 명단에 오르거나 VIP 티켓을 받지 못할 수 있다”고 전했다. 100만달러는 트럼프 당선인 취임식 기부 등급 중 최고 등급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트럼프 취임위원회에 따르면 100만달러 이상 기부자는 J.D 밴스 부통령 당선인 부부와의 만찬 등 취임식 관련 행사에 참석할 수 있다.
입장권이 동나면서 모금도 중단됐다. 지난 6일부터 개인 맞춤형 기부 사이트는 폐쇄됐고, 기업 및 개인 기부자에게 제공되는 패키지도 조기 종료됐다.
실제 트럼프 당선인의 환심을 사기 위해 지난해부터 유명인들이 줄줄이 기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아마존, 메타, 오픈AI, 우버,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골드만삭스, 포드 등 미국 유명 기업 총수들이 100만달러 이상 기부금을 내고 참석할 전망이다.
NYT는 “취임식 기부 열풍은 막대한 돈을 가진 기부자와 기업들이 얼마나 트럼프 당선인의 환심을 사려는지 알려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국내에서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우오현 SM그룹 회장, 허영인 SPC그룹 회장 등이 트럼프 취임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식은 18일부터 공식 취임일인 20일까지 나흘간 진행된다. 취임식에는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승리 집회’, 퍼레이드 등 지지자와 부유한 기부자를 위한 축제와 각종 행사가 열린다. 19일에는 트럼프 당선인 부부가 참석하는 만찬이 있고, 20일 미국 대통령 선서식이 진행된다.
취임식 행사에 사용하고 남은 기부금은 트럼프 대통령 도서관 건립을 위한 위원회에 전달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