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덕현 삼성전기 대표 “전고체 전지 내년 양산…‘반도체 게임 체인저’ 유리기판은 2027년 이후” [CES 2025]

장덕현 사장, CES 2025 현장 기자간담회
웨어러블용 전고체 전지 내년 하반기 양산
유리기판 “여러 고객과 협의 중” 양산 예고


장덕현 삼성전기 대표이사 사장이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앙코르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주요 신사업 추진 경과를 설명하고 있다. [삼성전기 제공]


[헤럴드경제(라스베이거스)=김현일 기자] = 장덕현 삼성전기 대표이사 사장이 내년부터 스마트 반지와 무선 이어폰, 스마트 워치에 들어갈 일명 ‘꿈의 배터리’ 전고체 전지를 양산한다고 밝혔다.

반도체 업계에서 기존 플라스틱 기판을 대체할 ‘게임 체인저’로 기대가 높은 유리 기판은 2027년 이후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은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앙코르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주요 신사업 추진 경과를 설명했다.

장 사장은 “갤럭시 링이나 버즈, 워치를 겨냥한 소형 웨어러블용 전고체 전지의 에너지 밀도를 업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으로 확보했다”며 “내부적으로 테스트를 많이 하고 있으며 내년 하반기에 양산해보자고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제품이 있다”며 “고객들과 논의 중인데 대량 양산은 고객만 있다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장 사장은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전고체 전지의 안전성이 뛰어난 점을 여러 차례 강조하며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 공장 일부를 개조해 초기 생산라인으로 활용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작년부터 반도체 시장에서 관심이 급증한 유리기판도 2027년 이후 양산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현재 세종사업장에 파일럿 라인을 구축했다.

장 사장은 “여러 고객과 협의 중”이라며 “올해 2∼3개 고객에 대해서는 샘플링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리기판은 기존 플라스틱 기판보다 얇고 매끄러운 표면을 구현할 수 있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플라스틱 기판은 표면이 고르지 못해 중앙처리장치(CPU)·그래픽처리장치(GPU)·메모리 등 여러 반도체들과 MLCC를 하나의 기판 위에 얹어 패키징할 때 중간에 실리콘을 끼워 넣는 방식으로 단점을 상쇄하고 있다. 이로 인해 전체 패키징이 두꺼워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반면 유리기판을 사용하면 이를 해결해 더 많은 칩을 얹으면서도 패키징 두께는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장 사장은 세라믹 캐패시터의 경우 2025년 국내외 거래선 양산을 거쳐 2026년 거래선 다변화를 목표로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올해 고객사 두 곳을 잡아 양산할 계획”이라며 “양산하고 1년 이내 의미 있는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리콘 웨이퍼를 활용해 만든 실리콘 캐패시터는 크기가 마이크로 단위로 매우 작아 반도체 패키지의 면적과 두께를 슬림하게 설계할 수 있다. 고성능 시스템 반도체에 가까이 위치할 수 있어 고속 데이터 전송에 유리하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고객사에 실리콘 캐패시터 샘플 공급을 시작했다. 올해 고성능 반도체 패키지용과 AI서버용 실리콘 캐패시터를 양산할 계획이다.

장 사장은 이어 “자율주행 차는 많은 카메라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전장 카메라가 삼성전기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라며 “하이브리드 렌즈로 차별화했다. 올해 서라운드 뷰 모니터링(SVM), 운전자 모니터링 시스템(DMS)용 하이브리드 렌즈를 양산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린수소 생산의 핵심 기술로 꼽히는 SOEC셀(Cell) 기술을 확보할 예정이며 내년에는 셀을 쌓아 올린 스택(Stack)을 개발한 뒤 2027년 이후 양산할 계획이다.

한편, 삼성전기는 당초 멕시코에 짓기로 한 전장용 카메라 모듈 생산공장 계획을 잠정 보류했다고 밝혔다.

장 사장은 “아직 클리어하지 않은 부분이 있어서 멕시코 공장은 홀드시키고 제3의 위치를 찾고 있다”며 “공급망 이슈가 굉장히 중요한데 여러 고객을 상대할 수 있는 곳으로 다변화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장 사장은 올해 CES 2025 트렌드를 묻는 질문엔 AI와 자동차를 키워드로 꼽았다.

그는 “AI가 로봇에 들어가면 휴머노이드. 스마트폰에 들어가면 어시스턴트이자 에이전트 비서가 된다”며 “기존 산업의 가치를 훨씬 더 높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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