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곤한 운전자 위해 무드등 바꾸고 경로추천까지…‘삼성 복덩이’가 선보인 똑똑한 차량 비서 [CES 2025]

2016년 삼성이 인수한 오디오·전장 회사
최신 전장기술 선보이며 글로벌 고객 공략
운전자 졸음여부, 호흡, 스트레스까지 체크
음성비서 ‘루나’가 기분에 맞춘 경로 추천
전장사업 성장 힘입어 작년 최대 실적 전망


운전자가 하만의 새로운 AI 음성비서 ‘루나 (Luna)’를 시연하고 있다. [하만 제공]


[헤럴드경제(라스베이거스)=김현일 기자] #. “오늘 피곤해 보이시네요. 가까운 커피숍으로 갈까요?”

차량에 탑승한 운전자가 피곤한 상태임을 감지한 ‘루나’가 커피숍까지 가는 경로를 안내했다. 차량 내부 무드등은 금세 은은한 분위기로 바뀌었고, 스피커에선 잔잔한 자연의 소리가 흘러 나왔다.

삼성전자 오디오·전장 자회사 하만은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5에서 한층 더 똑똑해진 ‘차량용 지능’을 앞세워 운전자와 탑승자의 기분까지 챙기는 최신 개인화 기술과 제품들을 대거 소개했다.

삼성전자가 지난 2016년 인수한 하만은 2023년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하며 실적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전장사업에서 거둔 성과를 바탕으로 지난해 최대 실적을 기록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CES 2025 개막 첫 날인 7일(현지시간) 윤준오 삼성전자 하만협력팀 팀장(부사장)은 “차량 고객사 경영진을 대상으로 꾸린 프라이빗한 전시관이어서 일반 관람을 제한하고 있다”며 이날 특별히 취재진들에게 전시관 내부를 공개했다.

가장 눈길을 끈 건 하만의 새로운 인공지능(AI) 음성 비서(보이스 에이전트) ‘루나(Luna)’였다. 하만 관계자들은 차량 내에서 “하이 루나!”를 외치며 음성 비서를 불러냈다.

실제로 귀여운 루나 캐릭터가 차량 앞 유리의 헤드업 디스플레이 ‘레디 비전 큐뷰(Ready Vision QVUE)’를 통해 등장했다.

운전자가 하만의 새로운 AI 음성비서 ‘루나 (Luna)’를 시연하고 있다. [하만 제공]


지난해 하만이 처음 선보인 레디 비전 큐뷰는 이번에 5K 해상도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돼 화면이 더욱 밝고 선명하게 느껴졌다.

루나는 차량 내 비서답게 운전자의 졸음 여부나 스트레스 등을 감지한다. 피곤해 보인다 싶으면 커피숍으로 갈 지 묻고, 곧바로 최적화된 경로도 알아서 안내해준다.

이는 운전자와 탑승자의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하만의 ‘레디 케어(Ready Care)’ 기술 덕분이다. 차량 내 탑재된 카메라로 운전자의 동공과 표정은 물론 졸음 여부나 호흡 등을 체크하며 위험한 상황을 막는다.

하만은 JBL, 뱅앤올룹슨 등 대중에게 익숙한 스피커 브랜드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세계 차량 오디오 시장에서도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날 전시관에선 무드등과 스피커 기능을 모두 갖춘 ‘오라 스튜디오4’도 볼 수 있었다. 오라 스튜디오4는 풍부한 사운드의 음악과 함께 그에 맞는 세련된 조명 효과까지 제공해 인테리어용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운전자가 ‘하만카돈 앱’으로 음악과 연동해 차량 내 조명 효과를 제공하는 ‘오라 라이팅(Aura Lighting)’을 체험하고 있다. [하만 제공]


하만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차량에도 ‘오라 라이팅(Aura Lighting)’ 기능을 탑재했다. 레디 케어와 연동해 운전자 상태에 맞춰 자연의 소리를 틀어주고 알맞은 조명 효과도 제공한다.

하만의 ‘레디 어웨어(Ready Aware)’는 주행 중 도로 위에서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경고를 보내 사고를 막는다. 실제로 전시관에 마련된 차량을 체험 중 전방에 장애물이 발견되자 디스플레이에 경고 신호가 떴다.

하만은 지능형 교통 솔루션을 개발하는 ‘미오비전(MioVision)’과 협력해 레디 어웨어를 개발했다. 운전자가 교차로와 도로의 위험요소 등 상황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안전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차량에서 쇼핑할 수 있는 통합 디지털 상거래 플랫폼 ‘레디 링크 마켓 플레이스(Ready Link Marketplace)’도 눈길을 끌었다. 150개 이상의 차량용 앱과 콘텐츠를 제공해 차량 내 경험을 보다 향상시켰다.

아민 프로머스버거 하만 최고기술책임자는 “새로운 ‘레디 제품’은 운전자와 탑승자의 상황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이해해 최적의 자동차 경험을 제공한다”며 “차량 생태계 전반을 아우르는 새로운 지능형 레디 제품을 통해 소비자와 제조사에 차별화된 솔루션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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