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 조지아 공장·현지 진출 기업 간담회
탄핵정국이후 최고위급 정부 인사로 미국을 방문 중인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양국의 변화한 정치적 환경과 무관하게 한미 관계가 굳건함을 확인한 계기가 된 방문”이라고 10일 자평했다.
안 장관은 지난 6∼9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및 워싱턴 DC를 방문해 미국 연방·주 정부 및 의회와 함께 한미 간 산업·에너지·통상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안 장관은 현지에서 미국 에너지부 장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조지아 주지사 및 주의원, 연방 상·하의원, 주요 싱크탱크 및 이해 관계자 20여명을 면담했다.
다만 싱크탱크인 미국우선정책연구소(AFPI·America First Policy Institute) 등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핵심 그룹들과의 면담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AFPI는 트럼프 1기 당시 백악관 자문기구인 국내정책위원회 국장이었던 브룩 롤린스(52)가 대표로 있는 친트럼프 싱크탱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에 대비해 정책 의제 정리를 도맡아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또 공식 취임 전 공개적 대외 활동을 할 수 없다고 규정한 미국의 로건법(Logan Act) 등 법규에 따라 안 장관은 이번 방미 기간 중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내정자 등 차기 미국 정부 산업·통상·에너지 부문을 이끌어갈 인사들과의 접촉도 갖지 못했다.
대신 안 장관은 공화당 의원들을 만나 트럼프 2기 행정부에 대한 아웃리치를 전개했다.
우선, 미국의 조선업 강화 법안인 ‘선박법’(SHIPS for America Act)을 공동 발의한 토드 영 상원의원(공화·인디애나)을 만나 미국 조선 산업의 재건 관련 법안과 정책 마련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소통·협력하기로 했다.
조지아, 테네시, 앨라배마주 등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가 집중된 지역구 의원들과 면담한 자리에서는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 프로젝트가 안정적이며 원활하게 이행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과 관심을 쏟아달라”고 요청했다.
안 장관은 이 같은 대미 아웃리치 활동과는 별도로 SK온 조지아 공장 및 조지아주 진출 기업 간담회를 열고 한국 대미 투자 기업들의 애로 사항을 청취하는 한편 한미 경제협력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또 통상·세제 업무를 담당하는 미국 상원 재무위원회와 하원 세입위원회 소속 의원들을 만나 “한국 기업의 대미(對美) 투자를 기반으로 한미 간 공급망 연계가 확대됐다”며 “한국 기업에 대한 우호적인 환경을 계속 조성해달라”고 당부했다.
안 장관은 제니퍼 그랜홈 에너지부 장관, 캐서린 타이 USTR 대표와 각각 면담했다. 안 장관은 이 자리에서 그간 양국 정부 간의 상호호혜적인 협력 관계를 구축하면서 도출해온 성과에 대해 평가하고, 미국 신정부에서도 한미 간 산업·에너지·통상 분야의 협력이 지속될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안 장관은 “한국의 대미 투자 기업의 활동을 미국 연방·주 정부 및 의회에 적극 알리고, 양국의 변화한 정치적 환경과 무관하게 한미 관계가 굳건함을 확인한 계기가 된 방문”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미국 신정부 출범 이후 발표되는 정책을 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변화하는 대외 환경에서도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와 미국 내 기업 활동이 안정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한미 협력 관계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배문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