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오 “尹, 술·급한 성질·말 지나쳐…어리석은 판단”

아사히신문과 인터뷰
“韓 대외신인도 하락, 한국인 큰 상처받아”
“오히려 개혁 호기, 내각제 전환을”


김형오 전 국회의장. [연합]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보수 원로’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지난해 12월 3일 계엄령 선포에 대해 “어리석은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김 전 의장은 10일 아사히신문에 실린 인터뷰에서 “어리석은 판단으로 (한국인이) 큰 상처를 받았고 그동안 대외적으로 쌓아온 한국의 신인도도 급락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 이유를 자유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계엄령을 내놓은 것으로 스스로 한국의 자유민주주의를 크게 후퇴시킨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야당 더불어민주당의 행태에 지나친 점이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면서도 “화가 난다고 해서 계엄령이라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했다.

이어 “윤 대통령의 약점으로 술, 급한 성질, 말 등 3가지에 지나침이 있다는 점을 모두 충고해왔다”며 “기회가 있을 때마다 술을 많이 마시고 주위에 화를 내며, 하지 않아도 될 말을 해버리고 만다”고 꼬집었다.

김 전 의장은 개인적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소추 때는 반대했고 박근혜 전 대통령은 스스로 사임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이번에는 중대한 사건인 만큼 헌법재판소가 철저하게 위헌, 불법 여부를 심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 정치에서 심화하는 좌우 진영의 양극화 배경 중 하나로 제왕적 대통령제를 지목하고 해결 방안으로 내각제 전환을 들었다.

김 전 의장은 “이런 정치적 대혼란을 초래했으니 오히려 개혁의 호기로 보고 이번 기회에 한 번에 크게 변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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