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영리법인 전환 반대하는 머스크…“오픈AI 지분 경매하라” 촉구

머스크 측 “오픈AI 지분 공개 경쟁 입찰해야”
오픈AI 영리법인 전환에 제동

지난해 10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열린 버틀러 팜 쇼의 캠페인 행사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참석한 모습. [AP]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측이 캘리포니아주와 델라웨어주 법무장관에게 오픈AI가 사업 지분의 상당 부분을 경매에 부쳐달라고 요청하면서 샘 올트먼 CEO와 분쟁이 격화되고 있다고 9일 파이낸셜타임즈(FT)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머스크 변호인 측인 마크 토베로프는 오픈AI 지분에 대한 공개적이고 경쟁적인 입찰 과정에 참여하고자 하는 대형 인공지능(AI) 투자자들을 대신해 서한을 보내고 있다. 토베로프는 서한에서 외부 투자자가 오픈AI의 지분을 입찰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을 촉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픈AI의 지분을 입찰할 수 있게되면 외부 투자자가 오픈AI에서 통제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 서한에서 토베로프는 경매를 통해 오픈AI가 자산의 최대 가치를 인정받고 신탁 의무를 유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이번 서한은 순수한 비영리 기업으로 출발한 오픈AI가 영리 자회사를 공익회사(PBC)로 전환을 추진하면서 불거졌다. 공익회사는 주주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게 아닌, 고객과 직원 등을 포함한 사회적 가치도 함께 고려하는 법인이다.

현재 오픈AI는 이익을 추구하는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지배구조 상으로는 ‘이사회→비영리 부문→영리 부문’으로 운영되고 있다. 영리 자회사에 투자한 마이크로소프트(MS)도 이익에 대한 상한선이 있다.

오픈AI는 이러한 구조에 변화를 줄 계획이다. 오픈AI는 앞으로 캘리포니아주와 델라웨어주와 협의해 영리 자회사를 PBC로 전환할 계획이다.

영리 자회사는 PBC로 전환 시 보통주로 전환된다. PBC로 전환한 영리 자회사는 상장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오픈AI는 PBC 상장 과정에서 공모를 통해 대규모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델라웨어의 법무장관 캐슬린 제닝스는 오픈AI의 PBC 전환이 공익에 부합하는지, 거래가 공정한 가격에 이루어졌는지 여부를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머스크는 지난해 2월부터 지속적으로 법원에 오픈AI의 영리법인 전환을 막아 달라는 가처분 명령을 요청하고 있다.

앞서 머스크는 지난해 8월에도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법원에 오픈AI를 상대로 손해 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공개된 소장에선 머스크가 지난 2015년 오픈AI 설립에 참여할 당시 비영리 단체라고 인지해 투자했지만, 샘 올트먼과 그레그 브록먼 등 공동 설립자들 등이 영리 활동을 하면서 자신을 “조종하고 속였다”고 주장했다.

머스크는 “비영리 구조가 주주 가치가 아닌 인류의 이익을 위해 중립성을 보장하고 안전과 개방성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확신했다”며 “(그러나) 알고 보니 이 모든 것은 올트먼의 오랜 사기를 위한 허울뿐인 자선 활동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머스크는 “올트먼과 그의 공범들에게 배신당했다”며 “배신과 속임수는 셰익스피어의 수준”이라고 비난했다.

특히 머스크 측은 오픈AI가 마이크로소프트(MS)와 파트너십을 맺어 불투명한 영리 추구 회사가 됐으며, 이를 통해 올트먼 등이 부당하게 이익을 얻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법원에 머스크가 오픈AI에 기여한 자산의 가치를 확인하고 오픈AI가 MS에 허용한 라이선스를 무효로 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머스크는 2015년 오픈AI 창립 멤버다. 그러나 오랜 권력 다툼 끝에 2018년 오픈AI 이사직을 사임하고 투자 지분도 모두 처분했다. 이후 다른 투자처를 찾아야 했던 올트먼은 MS로부터 약 130억달러(약 17조8000억원)를 투자를 유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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