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채소 세척에 ‘오픈런’…백화점도 신선식품 서비스 강화

이커머스 대응 고객 유치 노려
유료 멤버십 등 고급화 전략도


현대백화점의 신선식품 손질 서비스 ‘프레시 테이블’ [현대백화점 제공]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대형마트와 편의점이 이커머스에 대응해 신선식품을 강화하는 가운데, 백화점도 신선식품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고객 편의를 위해 세척부터 손질, 조리해주는 간편 서비스부터 최고급 상품을 할인해주는 유료 멤버십 서비스까지 다양하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과일 구매시 세척 및 소분을 해주는 ‘이지 프레쉬’ 서비스를 본점과 잠실점, 인천점에서 운영하고 있다. 인천점 등 일부 점포에서는 과일·채소·정육·생선 등 신선식품의 간단 손질과 세척·포장은 물론, 돈가스를 튀겨주고 생선을 구워주는 등 가정내 조리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는 특화 서비스도 선보이고 있다.

또 전점 축산 매장에서는 고객이 원하는 부위를 원하는 두께로 손질·포장해주는 ‘오더메이드’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잠실점과 인천점, 동탄점 등에서는 직원이 손질하는 모습을 고객이 직접 보면서 소통할 수 있는 ‘부쳐스 테이블’을 운영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신선식품 손질 서비스인 ‘프레시 테이블’을 지난 2021년 유통업계 최초로 선보였다. 현재 압구정본점, 무역센터점, 신촌점, 미아점, 중동점, 더현대 서울·대구에서 제공하고 있다.

프레시 테이블은 백화점 식품관에서 판매하는 과일이나 채소를 무료로 고객이 원하는 대로 소분해 포장해주는 서비스다. 깍둑썰기부터 다지기, 어슷썰기, 채썰기 등 자르는 방식도 다양하고, 집에서 손질하기 번거로운 과일이나 채소를 바로 쓸 수 있는 상태로 받아볼 수 있어 인기다.

더현대서울의 경우, 프레시 테이블을 하루 평균 200여 명이 이용한다. 고객이 몰릴 때는 2~3시간씩 대기가 발생하면서 ‘오픈런’이 벌어질 정도다. 압구정본점에서는 수산물 맞춤 조리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수산물 손질을 넘어 구이, 조림, 탕 등 원하는 형태로 조리까지 해주는 일종의 ‘집사’ 서비스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수박·멜론·파인애플의 껍질이나 망고 씨, 채소 뿌리 등 처치 곤란한 쓰레기를 직접 처리하지 않아도 돼 주부나 1인 가구를 중심으로 인기”라며 “프레시 테이블을 도입한 점포의 과일·채소 매출 신장률은 도입하지 않은 다른 점포보다 두 배 이상 높다”고 설명했다.

신세계백화점은 매매참가인 자격증을 보유한 축산 바이어가 직경매로 들여오는 PB(자체브랜드) 라인업을 강화 중이다. 2023년 고급 한우 브랜드 ‘신세계 암소 한우’를 선보인 데 이어 지난해에는 자체 돈육 브랜드 ‘신세계 프라임 포크’를 내놨다.

신세계는 식품관 유료 멤버십 서비스 ‘신세계프라임’을 사우스시티(옛 경기점), 대전점, 광주점과 신세계 푸드마켓 도곡점에서 운영하고 있다. 신세계프라임은 연회비 5만5000원을 내면 식품 바이어가 엄선한 한우, 과일, 식료품 등 다양한 상품을 할인가로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다.

백화점이 신선식품 서비스를 강화하는 이유는 고객 유치 차원이다. 쿠팡 등 이커머스 플랫폼의 공세에 맞서기 위해 대형마트, 편의점이 신선식품 전용 채널 등을 강화하는 것처럼 오프라인의 강점인 신선식품을 무기로 고객을 붙잡는다는 전략이다. 편의성을 중시하는 MZ 세대를 겨냥해 신선식품 손질·조리 서비스를 내놓는 것도 이런 이유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