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취임 후 김정은과 ‘브로맨스’ 펼치나…대화 시도 주목

1기때 세차례 만난 트럼프, 김정은과 대화 시도할 가능성 높아

북, 일단 대결에 방점…러 등에 업고 핵군축 협상 시도할수도

 

지난 2019년 2월 당시 미국 대통령이었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베트남 하노이에서 만나 악수하는 모습 [AFP]

지난 2019년 2월 당시 미국 대통령이었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베트남 하노이에서 만나 악수하는 모습 [AFP]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 후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브로맨스’를 재현할지 주목된다.

트럼프는 대선 기간 김 위원장과의 친분을 과시하고 2기 정부에 북미대화 경험이 있는 관료들을 중용했다. 이에 북한과의 대화 시도는 시간 문제일 뿐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문제는 북한이다. 트럼프 1기 때와 달리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이 커졌고 러시아라는 든든한 뒷배까지 생겼다. 자칫 단기 성과에 목마른 트럼프 당선인이 북한과 ‘나쁜 협상’의 유혹에 빠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비핵화가 목표가 아닌 본토의 핵 위협을 줄이기 위한 핵군축 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의미다.

트럼프 당선인은 1기 집권 당시 김 위원장과 3차례 만났다. 2018년 6월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을 시작으로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2차 정상회담을 했고, 그해 6월 판문점에서 마지막으로 만났다. 미국 대통령이 북한 정상을 직접 만난 것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비록 ‘하노이 회담’을 끝으로 비핵화 협상은 결렬됐지만, 트럼프는 그 이후에도 김 위원장과 서한을 주고받으며 우호적인 관계를 이어왔다.

그는 이번 대선 과정에서도 여러 차례 “핵을 가진 북한과 잘 지내는 것은 좋은 일”이라는 취지로 언급했고, 당선 뒤인 지난달 타임지 인터뷰에서도 “난 김정은과 매우 잘 지낸다”면서 김 위원장과의 개인적 친분을 강조했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이 2기 정부에 1기 때 북미대화 경험이 있는 관료들을 등용하면서 북한과 다시 한번 협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커졌다.

대북특별 부대표로 일하며 싱가포르 정상회담 준비에 깊이 관여했던 알렉스 웡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수석 부보좌관으로 기용했고, 1기 집권 당시 북미정상회담을 준비한 실무자 윌리엄 보 해리슨을 대통령 보좌관 겸 백악관 운영 담당 부비서실장으로 임명했다.

하지만 미국이 먼저 손을 내밀더라도 하노이에서 체면을 구겼던 김정은 위원장이 선뜻 응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크다.

김 위원장은 미 대선 이후인 지난해 11월 21일 “우리는 이미 미국과 함께 협상 주로의 갈 수 있는 곳까지 다 가보았으며 결과에 확신한 것은 침략적이며 적대적인 대조선 정책”이라며 미국과의 대화에 선을 긋는 발언을 했다.

연말 노동당 전원회의에서는 “최강경 대미 대응 전략”을 천명하는 등 적어도 겉으로는 미국과 협상에 관심이 없으며 대결에 방점이 찍혀 있다.

북한은 실제 ‘트럼프 1기’ 때처럼 ‘비핵화’와 ‘제재 해제’를 맞바꾸는 방식의 대미 협상에는 관심을 갖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러시아라는 뒷배가 생기면서 미국이 대북 제재를 풀어주지 않더라도 군사·경제적으로 크게 불편함이 없기 때문이다. 북한은 지난해 6월 러시아와 맺은 동맹 조약을 바탕으로 파병을 단행했고, 군사·경제적인 대가를 챙기고 있다.

북한이 지난 6일 ‘신형 극초음속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하는 등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핵·미사일 능력이 향상됐다는 점도 비핵화 협상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트럼프 당선인이 험난한 비핵화 협상에 나서기보다는 단기적인 성과만을 노리고 본토에 대한 북한의 핵 위협만 줄이는 방향으로 핵군축 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 위원장 또한 핵을 포기하지 않으면서 제재 해제를 관철,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기 위해 트럼프 당선인과의 협상 가능성을 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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