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식 전야 비공개 만찬 티켓 6장 제공
“정의선 회장 참석 안해”…호세 무뇨스 사장 등 임원진 참석 관측
GM과 포드, 토요타도 100만 달러 기부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현대자동차가 20일(현지시간) 치러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에 100만 달러(약 14억700만원)을 기부한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현대자동차가 대통령 취임식에 기부금을 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1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현대차는 제너럴모터스(GM), 포드자동차, 토요타자동차 등 북미권에서 활동하는 주요 업체들과 함께 이번 기부금을 냈다. WSJ은 “현대가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기부한 것은 현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기부금을 낼 경우 트럼프 당선인과 멜라니아 여사가 취임식 하루 전인 1월 19일 주최하는 비공개 만찬에서 티켓 6장이 제공된다. 이 자리에는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장재훈 부회장, 성 김 현대차 대외협력 사장 등 현대자동차그룹 핵심 관계자들의 참석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 대변인도 이같은 사실에 긍정적인 메시지를 밝혔다. 현대차 관계자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현대자동차는 미국 제조업을 지원하고 공급망을 보호하며 혁신을 촉진하는 정책에 대해 새 행정부와 협력할 수 있는 기회를 환영한다”고 짧게 언급했다. 현대차 측은 “다만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해 대선 유세 과정에서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상품에 대해 최대 2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공약을 낸 바 있다. 특히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로 묶여 있는 북미권 멕시코와 캐나다산에는 25%의 관세 폭탄을 예고한 바 있다.
상당수 완성차 업체들이 멕시코 지역에 완성차 생산기지를 갖고 있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업계 내 큰 지각변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인 기아는 미국 수출용으로 멕시코에서 포르테와 K4 소형 세단을 생산하고 있으며 두 모델의 판매량 합계는 기아 미국 판매량의 약 18%를 차지한다.
WSJ는 “현대차가 트럼프 당선인 측 고문들과 관계 구축을 위해 공격적인 캠페인을 시작했다”면서 “현대차는 트럼프 당선인 측근들에게 미국 일자리 창출자, 미 자동차 산업 지지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리서치 회사 워즈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작년 미국에서 판매된 차량의 약 16%가 멕시코에서 생산됐다. 7%는 캐나다에서 수입됐다. 멕시코와 캐나다는 자동차 부품의 중요한 공급원으로도 꼽힌다.
울프 리서치는 지난해 11월 멕시코, 캐나다에서 매년 약 1000억 달러의 자동차 부품이 미국으로 수입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 기업들도 멕시코 현지에 차량용 강판공장 등 다양한 생산시설을 두고 있다. 울프 리서치는 관세가 부과되면 미국에서 판매되는 자동차 평균 가격이 약 3000달러 상승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