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현지시간) 문혁수 LG이노텍 최고경영자(CEO)가 CES 2025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LG이노텍 제공] |
[헤럴드경제=차민주 기자] 문혁수 LG이노텍 대표는 8일(현지시간) “북미 빅테크 기업용 ‘FC-BGA’(플립칩 볼그리드 어레이) 양산을 시작했다”며 “또 다른 글로벌 빅테크와도 개발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5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최근 수율 안정화에 집중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LG이노텍은 FC-BGA를 신사업 중 하나로 점찍고 지난 2022년 2월부터 시장에 발 들였다. 통신, 조명, 센서 등 자율주행 핵심 사업을 포함해 매출 규모를 8조원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FC-BGA는 반도체 칩과 메인기판을 플립칩 범프로 연결하는 고집적 패키지 기판으로, 정보 처리 속도가 빨라 주로 고성능컴퓨팅(HPC)용 반도체에 적용된다.
빅데이터, 머신러닝 등 인공지능(AI) 시장이 커지면서 FC-BGA 시장도 빠르게 성장 중이다. 후지카메라종합연구소에 따르면 글로벌 FC-BGA 시장 규모는 지난 2022년 80억달러(약 11조6912억원)에서 2030년 164억달러(약 23조9669억원)로 두 배 넘게 불어날 전망이다.
문 대표는 ‘신규 빅테크용 FC-BGA 개발 구체화 시점’에 대해 “이르면 올해 연말쯤 구체화하고 내년 양산을 목표로 한다”며 “아직은 캐파(생산능력)가 작지만 (새로 논의 중인) 업체들이 가시화되면 (캐파 확대를 위한 공장) 증설 등을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LG이노텍의 새로운 FC-BGA 고객사가 인텔, 퀄컴, 브로드컴과 같은 빅테크 기업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문 대표는 ‘자사 FC-BGA 경쟁력’을 묻는 질문에 “그간 카메라 모듈을 굉장히 많이 해오면서 경쟁력 요소로 가져왔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공장 자동화”라며 “FC-BGA도 공장 자동화를 통해 수율도 높아지고 인력도 훨씬 덜 들어가게 되면서 기술과 가격 경쟁력을 함께 가져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북 구미 공장을 FC-BGA 생산거점으로 삼고 있는 LG이노텍은 구미 4공장을 AI·자동화 공정을 갖춘 ‘드림 팩토리’로 구축해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현재 FC-BGA 시장은 일본 이비덴과 신코덴키, 대만 유니마이크론이 주도하고 있으며, 국내 업체 중에서는 삼성전기가 LG이노텍보다 앞서 있는 상태다.
LG이노텍은 유리기판, 휴머노이드 사업 등에도 속도를 낸다. 문 대표는 “올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유리기판 시제품 양산을 시작할 것”이라며 “알만한 휴머노이드 로봇 업체하고 (사업을) 하고 있으며, 의미 있는 성과가 나오면 알려드리겠다”고 했다.
한편 지난 6일 CES 개막 전 기조연설에 나선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14개 휴머노이드 로봇과 연단에 섰다. 이 중 절반 이상이 LG이노텍과 협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