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코스닥 지수형 ETF도 강세…“‘바닥’ 찍고 반등 기대”
[챗GPT를 사용해 제작함, 게티이미지뱅크, 신동윤 기자 정리]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새해 들어서도 국내 증시 투자자들의 상장지수펀드(ETF) 사랑이 식지 않은 가운데,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코스피·코스닥 지수의 반등 가능성에 대한 베팅이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작년 말 급작스레 벌어졌던 ‘비상계엄 사태’ 발(發) 정치적 환란이 수습되지 않은 가운데, 국내 경기 둔화 우려 확산과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임박에 따른 경제적 리스크 등에 대비해 투자를 유보한 ‘대기 자금’을 굴릴 만한 ‘파킹(parking)형 ETF’의 인기도 이어졌다.
13일 코스콤 체크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으로 국내 증시에 상장된 총 935개 ETF의 순자산총액은 177조4108억원으로, 작년 마지막 거래일(12월 30일, 173조5634억원)과 비교했을 때 6거래일 만에 3조8474억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개별 종목별로 올해 순자산총액 증가 폭이 가장 컸던 종목은 5379억원(3조9764억→4조5143억원)의 자금이 유입된 삼성자산운용 ‘KODEX 머니마켓액티브’였다. 지난해 8월 상장한 해당 ETF는 초단기 채권과 기업어음(CP) 등에 투자하는 머니마켓펀드(MMF) 운용 방식을 기반으로 설계됐다.
윤성인 삼성자산운용 매니저는 “국내외 정치, 경제의 불확실성 고조로 자산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안정적인 초단기 상품에 대한 투자자들의 수요가 많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투심이 위축된 상황 속에서 유보 자금을 잠시 보관하는 의미로 매우 짧은 호흡으로 투자에 나설 수 있는 파킹형 ETF에 관한 관심이 높아진 결과란 의미다.
KB자산운용 ‘RISE 머니마켓액티브’ ETF도 새해 들어서만 순자산총액이 1720억원 증가(2조1536억→2조3821억원), 종목별 증가 폭 순위 4위에 이름을 올린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는 움직임 이면에 숨어 있는 을사년(乙巳年) ETF 투심의 특징은 국내 증시가 ‘바닥’을 찍고 우상향 곡선을 그릴 것이란 ‘장밋빛’ 미래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이 많다는 점이다.
연초 종목별 순자산총액 증가액 2위 자리엔 삼성자산운용 ‘KODEX 200’이 자리 잡았다. 증가액은 5354억원으로 1위 ‘KODEX 머니마켓액티브’에 불과 25억원 뒤지는 수준이었다.
‘KODEX 200’ ETF는 지난 2002년 10월 14일 상장된 대한민국 1호 ETF로 코스피 시장에 상장된 국내 간판 우량주로 구성된 ‘코스피200’ 지수를 추종한다. 해당 ETF에 대한 투심이 강화됐다는 것은 코스피200 지수가 향후 상승할 가능성을 투자자들이 높게 평가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순자산총액 증가액 순위표 상단엔 ‘KODEX 200’ 이외에도 코스피200, 코스닥150 등 국내 증시 대표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들이 줄지어 이름을 올렸다. 3위엔 미래에셋자산운용 ‘TIGER 200(1809억원)’이 있었고, 5위 삼성자산운용 ‘KODEX 200TR(1291억원)’, 6위 삼성자산운용 ‘KODEX 코스닥150(1240억원)’, 7위 미래에셋자산운용 ‘TIGER MSCI Korea TR(1178억원), 8위 삼성자산운용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1143억원)‘ 등이 그 뒤를 따랐다.
불과 작년 하반기까지만 해도 투자자들은 코스피·코스닥 지수 하락을 예측해 투자에 나서는 모습을 보여왔다. 지난해 7월 1일부터 12월 30일까지 ‘KODEX 200’의 순자산총액은 8989억원이나 감소하며 종목별 감소액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TIGER 200’도 같은 기간 순자산총액 감소액은 3330억원으로 감소액 순위 8위였다.
지난해 하반기 코스피, 코스닥 지수는 각각 14.24%, 19.31% 하락한 바 있다. 반면, 올 들러 지난 9일 장 종료 시점까지 코스피, 코스닥 지수는 각각 5.10%, 6.68%씩 올랐다. 연초 국내 증시 상승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들이 비워왔던 업종 비중을 올해 연초 이후 조금씩 채우는 모습이 관찰된다”고 짚었다. 이번 주 코스피 예상 범위 상단으로 2570포인트를 제시했다. 지난 10일 코스피 지수가 2515.78로 장을 마친 바 있다.
이웅찬 iM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지수가 연초부터 쾌조의 스타트를 보인다”며 “지수 밸류에이션은 8배로 역사적 하단이었고, 원화가 큰 폭 약세를 보여 외국인 투자자에는 가격 매력이 더욱 커졌다”고 분석했다.
국내 증권가에서는 코스피, 코스닥 지수가 지난해 하반기 조정 장세를 강하게 거치며 하단이 단단해진 만큼, 지난해 연말과 같은 하락 추세는 멈출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중국 양회 전후 정책 무게 중심 이동을 확인한 뒤 회복 채널에 복귀할 수 있다고 본다”며 “올해 1분기 증시 수익률은 시장금리 상승, 트럼프 정부 출범에 따라 속도 조절이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파킹형 ETF’에 대한 투심이 강력한 것에서도 볼 수 있듯 단기 리스크에 대해 시장은 여전히 예민한 상황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에 대한 시장의 인식이 ‘여기서 얼마나 더 나빠지겠냐’로 무게 중심이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며 “제대로 된 추세 반등을 위한 ‘앞으로 얼마나 더 좋아질까’라는 인식은 수출, 이익성장률 둔화가 종료되고 업사이클로 가는 구간에서 나올 수 있어 시간은 좀 더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