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국 신한은행 본점 [신한금융 제공]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신한은행이 대출 가산금리를 내린다.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기조에 수요 억제를 명분으로 가산금리를 올린 지 반 년여 만이다. 신한은행을 시작으로 다른 시중은행도 가산금리를 낮출 가능성이 제기된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14일부터 가계대출 가산금리를 0.05~0.30%포인트(p) 인하하기로 했다.

일단 주택구입·생활안정 자금용 주택담보대출(금융채 5년물 한정)의 가산금리를 각각 0.1%p, 0.05%p 하향 조정한다. 전세자금대출(금융채 2년물 한정) 가산금리도 주택금융공사 보증 건에 대해 0.2%p, 서울보증보험 보증 건에 대해 0.3%p 각각 낮춘다.

대출 금리는 은행채 금리, 자금조달비용지수인 코픽스(COFIX) 등 시장·조달금리를 반영한 지표(기준)금리에 은행의 업무원가, 법적비용 등이 반영된 가산금리를 더해 정해진다. 가산금리는 통상 은행의 대출 수요나 이익 규모를 조절하는 수단으로 활용된다.

은행권은 가산금리 상향을 통한 예대금리차(예금·대출 금리 차이) 확대로 막대한 수익을 거두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최근 가계부채 증가 폭이 둔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의 기준금리 인하 효과가 시장에서 나타날 수 있도록 대출 가산금리를 낮춰야 한다는 주문이 제기돼 왔다.

이번주 신한은행을 시작으로 은행권이 줄줄이 가산금리를 낮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새해 은행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 목표가 재설정된 상황에서 신규 대출 수요 확보 경쟁에서 밀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KB국민은행은 내부적으로 가산금리 인하를 검토하면서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현재 가계대출 가산 금리 인하 계획이 확정된 바는 없다”면서도 “당분간 시장 상황을 살펴보면서 필요 시 가산금리를 인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우리은행도 시장 상황을 살펴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현재 채권 금리 하락이 금리에 소폭 반영되고 있다”면서 “(가산금리 조정에 대해) 아직 모니터링 중”이라고 전했다.

한편 은행의 대출 규제 완화 움직임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신한은행은 가산금리 인하와 함께 경기 불황에 따른 생활안정자금 목적 주담대의 한도 제한을 해제하는 등 실수요자를 위한 대출 규제를 일부 완화했다. 대출 취급 당일자 보유주택 처분 조건의 전세자금대출도 허용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