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향의 경쟁상대는 베를린필…부침 거쳐 도약의 시기”

올해 설립 80주년, 재단법인 20부년
말러 교향곡 전곡 연주 및 음반 제작
부흥 10년, 침체 10년 거쳐 도약의 시기


정재왈 서울시향 신임 대표 [서울시립교향악단 제공]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지금의 서울시향엔 과거의 유산도 찌꺼기도 없습니다. 우리에겐 오로지 현재와 미래만 있습니다. 10년 뒤 서울시향의 경쟁상대는 베를린필입니다.”

3년간 서울시향을 이끌 정재왈 신임 대표의 취임 일성엔 한국을 넘어선 세계 최정상을 향한 포부가 담겼다. 지난해 10월 취임한 정 신임 대표는 13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취임 간담회를 통해 “한국의 음악가들 없이는 세계 극장에서 공연이 힘들 만큼 개별 독주자들의 성취가 눈부시다”며 “이들의 역량을 흡수해 내실을 다지고 자양분을 활용한다면 10년 뒤 베를린 필하모닉과 겨룰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올해는 서울시향에겐 무척이나 특별한 해다. 1945년 고려교향악단을 모태로 출발, 설립 80주년을 맞았고 재단법인으로 독립한지 20주년이 되는 해다.

정 대표는 “재단법인 독립 이후 서울시향은 10년의 부흥기와 10년의 침체기를 겪어왔다”며 “지금은 부흥과 침체기를 거쳐 도약해야 할 시기로, 제가 맡은 3년 동안 서울시향은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정상을 향한 도약을 위해 정 대표는 지난해부터 서울시향을 이끌고 있는 세계적인 지휘 거장 얍 판 츠베덴 음악감독과 함께 정기공연과 국제무대를 강화하고, 사회공헌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서울시향은 츠베덴 감독과 함께 말러 교향곡 전곡 연주와 음반 발매를 계획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 교향곡 1번 녹음을 마쳐 애플 뮤직 클래시컬을 통해 공개했고, 올해는 교향곡 2번(1월 16~17일, 롯데콘서트홀)과 7번(2월 20~21일) 연주를 예정하고 있다.

얍 판 츠베덴 음악감독 [서울시향 제공]


정 대표는 “츠베덴 음악감독을 100% 신뢰한다. 그의 임기 5년 동안 츠베덴의 모든 것이 서울시향의 색깔이 될 것”이아며 “말러 전곡 녹음 역시 (서울시향의) 국제적 위상 제고를 위한 계획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국제무대 경험을 통해 세계 관객과도 만난다. 올해는 미국 순회 공연이 예정돼있다. 뉴욕 카네기홀(10월 27일)을 비롯해 미시간, 오클라호마 등지에서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 피아니스트 박재홍이 함께 하는 연주다. 공연에선 세계 무대에서 주목받는 한국인 작곡가인 신동훈의 음악 등을 들려준다. 뿌만 아니라 카자흐스탄에서의 실내악 공연도 예정하고 있다.

또한 올해는 국립오페라단과 함께 바그너의 ‘트리스탄 이졸데’ 공연도 주최한다. 서울시향이 오페라 제작에 참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래 세대 발굴을 위한 노력도 이어간다. 츠베덴 감독과 함께 차세대 지휘자 발굴과 육성을 위한 ‘지휘 펠로십’ 프로그램을 주최하고, 클래식계 최고 권위 전문지 그라모폰이 선정하는 ‘올해의 오케스트라’에도 도전한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전용 콘서트홀 구축 계획도 추진 중이다.

음악적 성취를 달성하기 위한 조직 혁신도 서울시향의 중요한 과제다. 정 대표는 노사 합의를 통해 단원 정년제도를 도입하고 노사관계를 재정립하겠다는 계획이다. 오랜 시간 공석이었던 악장 채용에도 속도를 낸다는 생각이다.

정 대표는 지난해 10월 7일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중앙일보 문화부 기자 출신으로 LG아트센터 운영국장, 전문무용수지원센터 이사장, 예술경영지원센터 대표이사 등을 거쳤다. 임기는 3년이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