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난방공조시스템(HVAC)·히트펌프 전환에 주목
히트펌프 출시 앞둔 경동나비엔 1년 주가 116%↑
삼성전자 EHS 히트펌프 [삼성전자 제공] |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국내외를 불문하고 전 세계적으로 일제히 상승 가도를 달리고 있는 종목이 있다. 날이 추워질수록 호재인 에너지·난방 관련주가 그 주인공이다.
기술의 발달로 새로운 형태의 친환경 난방 방식이 등장하자 이에 관련 기업 주가도 오르고 있다.
특히 새해 첫 거래일 미국 증시에선 미국 최대 원자력 발전기업인 ‘콘스텔레이션 에너지’가 미 정부와 10억달러 규모의 전력 공급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에 주가가 8.44% 급등하며 에너지 섹터 전반의 상승을 이끌었다. 새해 들어 콘스텔레이션 에너지는 주가가 24.82% 상승했다.
여기에 10일(현지시간) 콘스텔레이션 에너지가 세계 최대 천연가스 발전소 운영 업체인 캘파인을 39조원 규모로 인수한다는 소식에 주가는 25% 또다시 급등했다.
난방 수요가 오르면 전력 사용량도 함께 오른다. 따라서 이제 시장은 전력사용의 효율성 및 열냉각 솔루션으로서 높아지는 냉난방공조시스템(HVAC) 수요와 히트펌프 방식으로의 전환에 주목한다.
콘스텔레이션의 에너지 효율화 사업에서도 기존의 스팀 난방 시스템에서 전기 보일러와 히트펌프로의 전환 이야기가 나왔다. 미국 정부가 가정용 전기 온수기 50% 이상을 히트펌프 방식으로 전환할 방침을 유지 중이기 때문이다. ‘에너지 효율’이라는 강점 상 트럼프 정부하에서도 피해는 제한적일 거라는 전망이다.
히트펌프는 화석연료 대신 전기나 지열 등을 사용하는 친환경 냉·난방 기술 및 시스템을 말한다. 에어컨의 실내기에서 냉매와 물이 열이 교환돼 열에너지를 만들어 바닥 난방과 온수 공급까지 가능하다. 기존 연료를 쓰는 보일러 대비 효율이 높고 발생하는 이산화탄소가 적은 게 특징이다.
히트펌프 |
국내 기업도 관련해 LG전자가 진출을 시도 중이며, 삼성전자는 올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정보통신(IT)기술전시회 ‘CES 2025’에서 ‘가정용 히트펌프 EHS’ 제품을 공개했다. 특히 삼성전자 실내기 2종은 터치스크린 기반 ‘인공지능(AI) 홈’도 탑재해 AI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임을 보여줬다.
한편 국내 관련 에너지 기업 중 가장 눈에 띄는 주가 상승률을 보이는 경동나비엔도 히트펌프 사업에 뛰어든다. 경동나비엔에 따르면 올해 히트펌프 온수기 및 히트펌프를 출시할 예정이다.
경동나비엔은 올해 시작부터 주가 역대 최고가를 다시 쓰며 대세를 입증했다. 경동나비엔 주가는 1년 만에 2배 가까이 올랐다. 2024년 1월과 비교해 보면 1년 사이 주가가 116% 올랐으며, 지난해 12월 이후 한 달간 35.54% 상승했다. 올해 상승률 역시 16.40%에 달한다.
경동나비엔은 실적도 좋다. 지난 3분기 매출액 3227억원, 영업이익 36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4.27%, 67.27% 증가한 수치다. 경동나비엔의 호실적은 국내 아닌 수출에서 나온다. 특히 상반기 해외 매출 비중이 71.9%를 차지하며 그중 북미 시장이 61.3% 정도로 높은 편이다.
이처럼 친환경 난방으로의 전환 등 에너지 효율 사업은 전력 공급업체들의 또 다른 전문 분야기 때문에 주목할 부분이다.
관련해 에너지 ETF(상장지수펀드)도 1년 사이 큰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13일 기준 RISE 글로벌원자력 ETF은 57.11%, 코덱스S&P500에너지 21.53%로 각각 높은 1년 수익률을 달성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2기 출범을 앞둔 상황에서 앞으로 에너지 관련주가 더 주목받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최근 이어지는 달러 강세 역시 미국에 완제품을 수출하는 기업에는 수익성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박윤철 iM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 가운데 에너지 안보가 핵심이 될 것”이라고 전했으며 허성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 또한 “(경동나비엔) 북미 시장에서의 성과는 일회성이 아닌 구조적 성장이며 트럼프 당선으로 화석연료의 사용이 다시 늘어난다고 하더라도 수혜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채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보일러 판매는 제한적이나 미국 고효율, 냉난방기기 수요 확대와 생활환경 변화가 관련 산업의 긍정적 전망을 이끈다”고 분석했다. 김윤정 LS증권 연구원도 “한국은 난방과 온수가 통합된 시스템인 반면 미국은 공조 난방과 온수가 별개의 시스템으로 구성돼 미국에게 HVAC의 통합과 효율화는 친환경을 빼고 보더라도 전력 안보와 비용에 중요한 과제”라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