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때 빼고 이런 적 처음”…4일장 치르는 유족들, 무슨 일?

최근 독감이 대유행하고 있는 가운데 폐렴 사망자가 급증하면서 화장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연합]


[헤럴드겨제=나은정 기자] 최근 폐렴 관련 사망자가 크게 늘면서 곳곳에서 화장장 예약이 꽉 차 불가피하게 사일장을 치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장례업계는 지난해 연말부터 폐렴이 사인으로 진단된 고인들이 급증했다며, 이 무렵 유행하기 시작한 독감을 그 배경으로 지목한다.

하루 22구 화장 능력을 갖춘 청주 유일 화장시설인 목련공원은 오는 14일까지 화장 예약이 다 찼고, 오는 15일에도 16구의 화장 예약이 돼 있다. 수원, 성남, 용인 등 경기지역이나 부산 영락공원, 대구 명복공원, 대전 정수원 등 전국 주요 도시의 공영 장사시설도 오는 15일까지 화장 예약이 모두 완료된 상태다.

목련공원 관계자는 13일 “지난해 12월 말부터 갑자기 사흘 뒤까지 예약이 차기 시작했다”며 “같은 달 초중순까지만 해도 이런 경우는 거의 없었다”고 상황을 전했다.

일부 유가족들은 화장장 예약 문제로 뜻하지 않게 장례를 하루 더 연장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청주의료원 장례식장 측은 “화장장 예약을 못 해 하루에 많게는 세팀이 사일장을 치르고, 삼일장을 치른 뒤 시신을 안치해뒀다가 다음 날 화장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며 “목련공원에 자리가 없으면 돈을 더 내서라도 인근 세종시의 은하수공원 화장장을 이용하는데, 그곳도 지금 자리가 없다고 한다”고 우려했다.

하나병원 장례식장도 지난해 12월 30일부터 빈소 6곳이 하루도 빠짐없이 운영되고 있는데, 일부 유가족은 하루를 기다렸다가 장례 절차를 진행하기도 했다.

충북대병원 장례식장 관계자는 “호흡기 질환자가 많은 시기이지만 폐렴이 사인인 고인들이 다른 해에 비해 급격히 늘어난 것 같다”며 “10년째 이 일을 하고 있지만, 코로나19 사태 때를 제외하곤 사일장을 치르는 사례가 이렇게 많았던 적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24년 마지막 주(12월 22∼28일) 전국의 인플루엔자 표본감시 의료기관 300곳을 찾은 외래환자 1000명 가운데 독감 증상을 보인 의심 환자 수를 나타내는 독감 의사환자(ILI) 분율은 73.9명으로, 이는 2016년 86.2명 이후 8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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