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추천 후보 4명에 전략적 찬성 권고
국내 서스틴베스트도 찬성, ISS만 반대 상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연합] |
[헤럴드경제=심아란 기자] 글로벌 양대 의결권 자문사인 글래스루이스가 14일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 최대 쟁점 안건인 ‘집중투표제’ 도입 정관변경 안건에 찬성을 권고했다. 표 분산을 방지하고 고려아연 이사회 추천 후보의 선임 가능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이사회 추천 후보 4명에게만 찬성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ISS와 정반대 의견을 밝혀 눈길을 끈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글래스루이스는 이날 오전 기관투자자들에 고려아연 임시주총 의안 분석 보고서를 보내 이 같이 의결권을 행사할 것을 권고했다.
글래스루이스는 고려아연 측이 제안한 이사회 정원을 19명으로 제한하는 정관 변경안에도 찬성했다. 현재 1대주주인 영풍·MBK파트너스는 해당 의안에 반대하는 상황이다.
글래스루이스는 보고서에서 “영풍·MBK가 요구하는 실질적인 이사회 개편을 지지할 근거가 불충분하다”며 “지난 몇 년간 고려아연의 재무·경영 성과는 최 회장의 리더십을 비롯해 동종 업계 대비 상당히 양호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글래스루이스는 고려아연이 일반공모 유상증자 시도로 비판받았다면서도 결국 유상증자 계획을 철회했고 집중투표제 도입과 이사회 의장 독립 등 다양한 기업 지배구조 개혁을 약속한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대로 영풍·MBK 연합에 대해선 “고려아연의 전략적 방향과 자본 배치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지만 이들의 근본적인 동기, 특히 영풍의 거버넌스 이력과 영풍의 이해관계가 고려아연 다른 주주들의 광범위한 이해관계와 일치하는지 여부에 관한 의문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한다”고 지적했다.
글래스루이스는 최 회장 측이 안건으로 올린 집중투표제와 이사 수 상한 안건에 모두 찬성 의견을 내면서 고려아연 이사회 추천 후보 4명에게만 찬성표를 행사할 것을 권고했다.
글래스루이스는 “영풍·MBK가 고려아연 의결권 지분 46.7%를 소유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소 3석의 이사회 의석을 확보할 수 있다”며 이사회 추천 후보가 선출될 가능성을 극대화하고 영풍·MBK 측의 전략적 투표 가능성을 상쇄하기 위해 표를 분산하지 말고 4명에만 모아야 한다고 밝혔다.
ISS가 집중투표제 도입에 반대하면서도 가결 시 표 분산 방지를 위해 영풍·MBK 측 후보 4명에만 찬성표를 행사하도록 한 점에 비춰보면 양대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들의 의견이 정반대로 엇갈린 셈이다.
글래스루이스가 찬성을 권고한 후보는 이상훈 전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한국 대표, 제임스 앤드류 머피 올리버와이먼 선임 고문, 정다미 명지대 경영대학장, 최재식 카이스트 교수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