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렌트유 배럴당 80달러대로↑
“시장에 원유 공급붕괴 우려”
지난 2022년 12월 러시아 항구 도시 나홋카 인근 나홋카 만에서 원유 유조선이 출항하고 있다(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음). [로이터] |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미국의 러시아 에너지기업 제재 여파로 13일(현지시간) 국제유가가 5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종가는 배럴당 78.82달러로 전 거래일 대비 2.25달러(2.9%) 올랐다. ICE 선물거래소에서 3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81.01달러로 전 거래일 대비 1.25달러(1.6%) 올랐다.
WTI 종가는 지난해 8월 12일 이후 5개월 만에 최고치다. 브렌트유도 지난해 8월 26일 이후 4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이날 유가가 급등한 것은 지난 10일 미국 재무부가 발표한 러시아 석유산업 제재 파장으로 분석된다. 제재 대상에는 가즈프롬 네프트 등 석유회사와 러시아산 원유를 다른 나라로 수출해온 이른바 ‘그림자 함대’ 선박 183척 등이 포함됐다.
골드만삭스는 제재 대상 선박들이 하루 170만배럴의 원유를 운송했으며, 이는 러시아 전체 수출 물량의 25%를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미국의 제재는 러시아의 세계 에너지 시장 접근을 제한하고 석유 및 가스 수출 수익을 축소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마틴 랫츠 등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들은 “러시아 석유 산업에 대한 미국의 새로운 제재가 예상보다 더 강하다”며 시장이 조치를 소화하는 데 시간이 다소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 협상이 임박했다는 소식과 미 달러화가 주요 통화 대비 강세를 보이고 점이 유가의 추가 상승을 제약하는 요인이 됐다.
석유중개업체 PVM의 타마스 바르가 애널리스트는 “시장에 공급 붕괴에 대한 공포가 만연해 있다”며 “다만, 다음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한 이후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불확실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