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폭식 속 사라지는 지역…균형발전 해법은?[북적book적]

신간 ‘소멸 시대 폭식 사회’
서울 중심 구조적 문제 분석
지속 가능 균형발전 ‘4대 조건·5대 실천 방안’ 제시


박현갑의 신간 ‘소멸 시대 폭식 사회’. [리북]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서울이 아닌 지방에서는 좋은 삶을 꿈꾸기 어려운가?’

30년 넘게 기자로 일하며 정부 정책을 지켜본 저자는 경제·사회적 기회 부족으로 비수도권이 사라지는 현재를 ‘소멸 시대’로 진단한다. 그리고 그 원인으로 수도권이 국가의 인적·물적 자원을 진공청소기처럼 빨아들이는 ‘폭식 사회’를 꼽는다.

박현갑의 신간 ‘소멸 시대 폭식 사회’는 수도권 집중과 지역 불균형이라는 공간 양극화 현상의 이면에 숨겨진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서울 중심의 구조적 문제를 짚는다.

수도권은 우리나라 국토 면적의 11%에 불과하지만 인구의 절반 이상이 몰려 있다. 지역내총생산(GRDP) 비중도 52.1%(2019년 기준)로 그야말로 ‘폭식’ 중이다. 정부는 50년 넘게 ‘균형발전’ 정책을 내걸었지만 사실상 실패한 셈이다.

‘판교라인’, ‘기흥라인’이라는 말은 이 같은 수도권 쏠림 현상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단어다. 수도권에 생활 기반을 둔 취업준비생 가운데 일반사무직이나 연구개발직은 판교까지, 기술직은 기흥까지는 가서 근무할 수 있다는 의미로, 취업 지역의 남방한계선을 뜻한다.

한국에는 17명의 형제가 있다. 서울, 경기, 인천이라는 수도권 3형제는 상대적으로 잘살고, 앞으로 더 번창할 여력이 있다. 고층 빌딩은 지금도 올라가고 있고, 5만호나 되는 아파트 신축 계획도 잡혀 있다. GTX 노선 확대와 자율주행 상용화도 수도권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반면 부산, 대구, 광주 등 비수도권의 14형제는 빈곤하다. 청년들은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으로 떠나고, 노년층만 남은 시골에는 빈집이 늘어가고 있다.

저자는 세종특별자치시, 서울 메가시티, 비수도권 행정통합 등 정부 정책이 형성된 과정을 조명하며 국민의 행복보다 정파적 이해관계에 충실한 정치권의 문제도 꼬집는다. 최근 정부 정책 역시 앞선 정부 정책과 유사하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균형발전에 대한 중앙언론과 지방언론 간의 접근 방식 차이,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 채 비판에만 그치는 ‘한탄형 저널리즘’ 등 언론에 대한 자성도 담았다.

저자는 지속 가능한 미래 균형발전을 위해 ▷형식적 조문으로만 남아 있는 헌법 정신 되살리기 ▷저출산으로 귀결되는 인구 구조 변화에 대한 대응 방식 변화 ▷기존 서울 중심의 국가 시스템 변화 ▷지방분권형 균형발전을 ‘4대 전제 조건’으로 제시한다.

구체적인 ‘5대 실천 방안’으로는 대통령의 확고부동한 균형발전 리더십과 10년 이상 지속 가능한 상생형 발전 방안 추진 등을 제안한다.

위기감에서 출발한 이 책은 수도권과 비수도권이 함께 발전하는 미래를 만들기 위한 첫걸음을 내딛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박현갑 지음/리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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