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가계대출 가산금리 잇달아 내린다

신한은행 0.05~0.30%포인트 낮춰
SC제일 ‘퍼스트홈론’ 우대 0.1%P↑
KB국민·하나·우리은행 인하 검토


은행들이 연초부터 가계대출 가산금리를 잇달아 내리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이날 가계대출 가산금리를 0.05~0.30%포인트 낮췄다. 주택구매·생활안정 자금용 주택담보대출(금융채 5년물 한정)의 가산금리를 각각 0.1%포인트, 0.05%포인트 하향했다. 전세자금대출(금융채 2년물 한정) 가산금리도 주택금융공사 보증 건에 대해 0.2%포인트, 서울보증보험 보증 건에 대해 0.3%포인트 각각 낮췄다.

SC제일은행도 전날 부동산담보대출 상품인 ‘퍼스트홈론’의 영업점장 우대금리를 0.1%포인트 높였다. 20일부터는 다자녀 우대금리(0.1%포인트) 조건을 기존 3자녀에서 2자녀로 완화한다.

대출 금리는 기준금리와 가산금리로 구성된다. 기준금리는 은행채 금리, 자금조달비용지수인 코픽스(COFIX) 등 시장·조달금리를 반영한 지표다. 가산금리는 은행의 업무원가, 법적비용 등을 반영한 금리로 은행의 대출 수요나 이익 규모를 조절하는 수단으로 활용된다.

은행권이 가산금리를 인하하는 것은 올해 들어 가계대출 총량이 재설정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 기조에도 대출 억제를 명분으로 은행들은 가산금리를 높게 유지했다. 예금 금리는 떨어지는데 대출 금리는 유지되면서 예대금리차(예금과 대출의 금리차)가 커졌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은행권 신규 취급액 기준 예대금리차는 1.41%포인트로, 1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이 과정에서 은행들의 이익도 늘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까지 5대 은행의 누적 순이익은 약 11조7883억원이었다. 1년 전(약 11조3282억원)보다 4.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이자이익도 1.6% 증가한 29조1417억원이었다.

업계에서는 다른 은행들도 줄줄이 가산금리를 낮출 것으로 전망한다. 높은 금리를 유지하면 신규 대출 수요 확보 경쟁에서 밀릴 수 있기 때문이다.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 하나은행도 가산금리 인하를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현재 가계대출 가산 금리 인하 계획이 확정된 바는 없다”면서도 “당분간 시장 상황을 살펴보면서 필요시 가산금리를 인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현재 채권 금리 하락이 금리에 소폭 반영되고 있다”면서 “(가산금리 조정에 대해) 아직 모니터링 중”이라고 전했다.

여기에 올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하게 되면 대출금리는 더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서는 한은이 이달이나 다음달 중 기준금리를 낮추고, 상반기에 한 차례 더 낮출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 과정에서 시장금리가 떨어지면서 은행 대출금리가 더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은행의 대출 규제 완화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은 신규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의 모기지보험(MCI·MCG) 적용을 재개했다. 1억원으로 제한했던 생활안정자금 목적 주담대 한도도 늘렸다. 전세대출 규제를 비롯해 비대면 채널을 통한 대출 제한도 완화했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들도 생활안정자금 목적 주담대 한도를 없애거나 늘리는 등 조건을 완화했다. 김벼리·김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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