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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석학 제프리 삭스 컬럼비아대 교수는 “디지털 고도화는 아시아 신흥국 경제의 ‘선진국 따라잡기’ 효과를 극대화할 기회가 된다”라며 “AI 등의 기술이 아시아 신흥국과 선진국 간 격차를 빠르게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뒷받침하듯, 2024년 1~3분기 태국 투자청(BOI)을 통한 투자 신고 금액은 약 217억 달러로, 10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데이터센터와 전기·전자 산업에서 외국인 직접투자가 두드러진 성장을 보였다.
최근 태국은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을 가속화하며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주요 투자처로 자리 잡고 있다. 구글은 2024년 9월, 10억 달러를 투자해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인프라 설립 계획을 발표했으며, 아마존웹서비스(AWS)는 2037년까지 50억 달러를 투자하고, 올해 초 방콕 리전(서버 권역)을 출범할 예정이다. 마이크로소프트 또한 2024년 5월, 태국 최초의 데이터센터 지역 설립 계획을 발표하며, 이를 지정학적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아시아 태평양 지역 확장 전략의 일환으로 설명했다.
이러한 빅테크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는 태국의 전략적 위치, 정부의 디지털 전환 정책, 89.5%에 달하는 높은 인터넷 이용률, 저렴한 전력 비용 및 노동력 등의 다양한 요인에 기인한다. 특히, 태국 투자청(BOI)은 클라우드, AI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기업에 최대 8년간 법인세 면제를 포함한 다양한 투자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2024년 8월에 취임한 패통탄 친나왓 총리 또한 태국을 아세안 디지털 경제 허브로 발전시키겠다는 비전을 제시하며, ‘Go Cloud First’, 페이퍼리스 정부, 행정 디지털화 등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태국이 디지털 경제 중심지로 도약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가장 시급한 문제는 디지털 전문 인력 부족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태국 정부는 2025년부터 ‘디지털 인력 개발계획’을 시행하고, 향후 5년간 반도체, 전기차, AI 등 첨단 산업 분야에서 28만 명의 전문 인력을 양성할 계획이다. 또한, 물류 시스템 효율화와 안정적인 전력 공급망 구축도 주요 과제로 꼽힌다. 대규모 데이터센터 프로젝트가 성공하려면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필수적이지만, 태국 전력 생산의 약 67%를 천연가스에 의존하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전력망 부족 문제가 여전히 발생하고 있다.
태국의 디지털 경제 허브화는 아세안 지역에 새로운 성장 가능성을 열고 있다. 스마트시티, 디지털 헬스케어, 에듀테크, 전자정부, 신재생에너지 등의 분야가 특히 유망하다. 태국 진출을 고려하는 기업은 KOTRA 방콕무역관의 스마트시티 협력센터를 활용하여 태국 정부 기관 프로젝트에 참여하거나, 협력센터가 주관하는 스마트시티· 서비스테크 관련 포럼 및 상담회 등에 참가하여 다양한 협력 기회를 모색할 수 있다. 더 많은 기업이 아세안으로 이동하는 성장축과 태국의 디지털 전환 흐름을 활용하여 태국 시장에서의 입지를 넓히고, 나아가 아세안 전체로의 진출을 가속화하기를 기대해본다.
구슬 코트라 방콕무역관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