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세대 실손 비급여 이용 기반 할증 유의
“5세대로 갈아타도 할증 제도 이어져”
이전 세대도 보험료 상승 가능성 주의해야
비급여·실손보험 개편안 시행 전 과도하게 도수치료를 늘리면 오히려 보험료가 크게 오를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123rf] |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 2세대 실손보험에 가입 후 도수치료는 딱 한 번 받아본 A 씨. 얼마 전 실손보험 비급여 제도가 개편된다는 소식을 접하고 그동안 낸 보험료가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기부담금 2만원이던 도수치료가 앞으로 9만원대로 오른다니 손해 보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A 씨는 직장동료와 함께 회사 근처 정형외과로 도수치료 예약을 잡았다.
실손보험 제도가 바뀌기 전에 도수치료 등 혜택을 더 받으려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다만 실손보험 상품에 따라 청구하는 만큼 보험료가 할증되고, 세대를 갈아타도 보험금 지급 실적이 고스란히 남아 오히려 보험료 폭탄에 맞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정부가 발표한 비급여·실손보험 개편안 초안을 둘러싸고 소비자들의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가 공개한 비급여 관리·실손보험 개혁 방안에 따르면 비급여 진료는 앞으로 건강보험 관리 체계와 연동된다. 남용 우려가 큰 비급여 항목을 ‘관리급여’로 전환해 표준 가격을 정하고 높은 본인부담률(90~95%)을 적용한다. 구체적인 비급여 항목은 확정되지 않았는데, 일단 비급여 진료비 중 가장 큰 몫을 차지하는 ‘도수치료’가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도수치료가 관리급여로 지정되면 본인부담률 90∼95%가 적용돼 건보 급여에서 나머지 5∼10%가 지급된다. 가령 도수치료가 10만원이라고 가정했을 때 본인부담금 90%가 적용된다고 치면 9만원을 병원에 낸 후 다시 실손보험에 청구하면 실손보험 상품에 따라 일정 부분 돌려받는 형태가 된다.
제도 개편 일시나 구체적인 비급여 항목은 추후 확정될 예정이다. 상황이 이렇자 소비자들은 개편 전까지 서둘러 도수치료를 받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다만 일부 소비자들은 비급여 치료 횟수를 늘렸다가 오히려 보험료 폭탄을 맞을 수 있어 자신의 실손보험 상품을 먼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선 비급여 진료비를 사실상 전부 보전해 주는 구세대(1세대와 2013년 이전에 실손에 가입한 2세대 실손) 가입자라면 개편 후에도 지금처럼 낮은 본인부담금으로 도수치료를 받을 수 있다. 재가입 주기도 없기 때문에 처음 가입한 약관대로 만기(100세)까지 보장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 역시도 보험금 청구가 많아지면 결국 보험료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이들 구세대 실손 가입자들은 5세대 실손으로 갈아타지만 않으면 기존 보장 내용에서 바뀌는 건 없다”라면서도 “구세대 실손보험 가입자들이 청구를 늘릴 경우 손해율이 상승하고 이는 가입자가 보험료 상승을 감당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가입 주기가 없어 약관 변경이 불가능한 구세대 실손과 달리 3, 4세대 실손은 5세대 실손 전환이 불가피하다. 2013년 1월 이후 출시된 실손은 재가입 주기(2세대 일부·3세대는 15년, 4세대는 5년)가 되면 현재 판매 중인 상품으로 재가입되기 때문이다.
가장 빨리 갈아타기 주기가 도래하는 4세대 실손 가입자들은 어떨까. 2021년 7월부터 판매된 4세대 실손 가입자는 처음으로 5세대 실손으로 갈아타는 2026년 6월부터 비중증·비급여 항목 본인부담률이 대폭 높아진다.
이들은 보험료 할인·할증 제도를 유의해야 한다. 지난해 7월부터 4세대 실손보험 가입자를 대상으로 직전 1년간 비급여 의료 이용량에 따라 갱신 시 보험료가 할인되거나 할증되는 보험료 차등제가 시행됐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결국 비급여 이용을 많이 한 만큼 보험료가 할증되는 장치가 있어 마지막 혜택이라 생각하고 불필요한 진료를 고민하는 소비자들은 신중해야 한다”며 “4세대 가입 시 보험금을 많이 받으면 5세대로 갈아타도 할증제도는 이어져 비싼 보험료를 내야 할 수 있으니 유의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할인·할증 제도가 도입되지 않았던 3세대 실손보험의 경우에는 높은 자기부담률을 조심해야 한다. 3세대 실손보험은 구실손과 달리 비급여 자기부담률이 30%로 높아 소비자들이 도수치료 횟수를 늘리는 만큼 자기부담금도 함께 부담된다. 또한 2014년 이후 가입한 2세대 일부와 3세대 실손의 경우 재가입 주기가 15년이라 갈아타기 주기가 빨라도 2029년 이후 돌아오는 만큼 추후 상황을 지켜보는 편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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