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사상 초유의 현직 대통령으로 체포되면서, 이후의 과정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구속 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이에 윤 대통령은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의 관문에 서게 될 전망이다. 법원이 체포영장에 이어 구속영장도 발부하면 윤 대통령은 이르면 20일 내로 피고인 신분으로 법정에 서게 된다.

공수처는와 경찰은 15일 오전, 관저동 안으로 들어가 윤 대통령을 10시40분께 체포해 공수처로 이동 중이다. 윤 대통령의 신병이 확보되면 공수처 검사 주도로 조사가 진행된다. 공수처는 곧장 윤 대통령을 정부과천청사 5동 3층 조사실로 연행한다. 공수처는 이미 영상녹화 장비가 구비된 조사실 준비를 마쳐놓은 상태다.

공수처는 앞서 1차 체포영장 집행 당시엔 100여쪽 분량의 질문지를 준비했다. 이번엔 2배 더 많은 200쪽이 넘는 질문지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는 차정현 주임검사가 맡을 예정이지만 상황에 따라 검사 1명이 더 추가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다만 윤 대통령은 묵비권을 행사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가 끝나면 윤 대통령은 경기 의왕의 서울 구치소로 구금될 예정이다. 형사소송법상 체포한 피의자에 대해선 48시간 내로 구속영장을 청구하거나, 석방해야 한다. 공수처는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구속영장은 범죄 혐의 소명과 함께 주거 불명, 도망 염려, 증거인멸 염려 등이 있을 때 발부된다. 법조계에선 구속영장이 발부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조사를 거부하다 체포영장이 발부됐으며 이미 핵심 공범인 김용현 전 국방부 방관과 여인형 방첩사령관,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 등이 구속됐기 때문이다.

실제 이들의 공소장엔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당시 지시 내역이 세세하게 담겼다. 김 전 장관의 공소장엔 ‘윤석열’이 88차례, ‘대통령’이 152차례 등장한다. 여 사령관과 이 사령관의 공소장에도 ‘대통령 윤석열’이 89번 기재됐다.

검찰은 이들을 기소하며 윤 대통령을 비상계엄 사태의 정점으로 지목한 상태다. 윤 대통령이 군 수뇌부에게 “총을 쏘더라도 국회의원들을 끌어내라”, “본회의장 가서 4명이 1명씩 들쳐업고 나오라고 해”라고 하는 등 국회의원 체포를 지시한 내용이 구체적으로 적시됐다.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윤 대통령은 이르면 20일 내로 법정에서 재판을 받게 된다. 형사소송법상 구속영장 발부 이후 기소까지 수사기관에게 주어지는 기간이 최대 20일이기 때문이다.

공수처는 20일을 검찰과 절반인 10일씩 나눠 갖기로 합의했다. 이는 공수처가 윤 대통령 내란 혐의에 대해 기소권이 없기 때문이다.

공수처법 제26조에 따라 공수처는 검사 측에 공소제기 요구 결정을 하고, 결정서를 비롯한 관계 서류와 증거물을 서울중앙지검 검사에게 송부해야 한다.

서울중앙지검 검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서울중앙지법에 윤 대통령에 대한 공소를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합법적 관할이고, 이미 사건 관련자들이 서울중앙지법에서 재판받고 있기 때문이다. 안세연 기자